[동네뉴스] 대구 남구 대명3동에 '3천원의 기부 천사들'이 산다

  • 이원욱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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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18 11:52  |  수정 2023-07-18 13:46  |  발행일 2023-07-19 제21면
대명3동 행정복지센터 '3천원의 행복' 사업 진행
3천원부터 최대 5만원까지 매월 정기적으로 후원
김선희 사회복지팀장 "적은 돈도 지역에 큰 보탬"
대명시장
대구 남구 대명시장에서 3천원의 행복 위원들이 홍보캠페인을 벌인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선희 팀장 제공>

'기부왕'들은 금액은 크게 중요치 않으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부담 없이 하는 것을 추천한다. '기부 천사'가 되는 게 결코 어렵지 않다는 설명이다.


실제 매월 3천 원으로 기부자 명단에 오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대구 남구 대명 3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시행 중인 '3천 원의 행복'에 참여하는 것이다. 하루 백 원 꼴이다. 3천 원의 행복 사업 가입자는 올해 7월 현재 106명에 이른다.


이 사업의 이름을 짓고 총괄 운영하고 있는 김선희(45) 대명3동 행복복지센터 사회복지팀장은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속담을 몸소 증명하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3천 원의 행복' 사업은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2021년 침체된 동네 분위기를 바꾸고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돕기 위해 시작됐다.


"처음 대명 3동에 발령을 받았을 때는 코로나가 한창이라 예전에 후원해 주던 가게 사장님들마저 기부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독거 노인들의 비율은 비교적 높은 동네고요."
안정적인 복지사업을 위해 재원 마련 방법을 고민하던 김 팀장은 누구나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소액기부를 생각해 냈다. 사람들로 붐비는 대명시장 앞에서 홍보 캠페인도 열었다.


"원래는 1천 원으로 시작하려고 했는데, 은행에서 돈을 관리할 때 수수료가 있어 최소가 3천 원이라고 하더라고요."


'3천 원의 행복'이지만, 3천 원만 받는 것은 아니다. 3천 원부터 최대 5만 원까지 매월 정기적으로 후원을 받는다. 3만 원 이상을 기부하는 가게는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착한 가게' 현판까지 제공 받는다.


시행 첫해인 2021년 656만 원을 모았고, 지난해에는 1천100만 원을 기부 받았다. 모금액은 지역 내 80세 이상 독거 노인들을 위한 생일 상을 차리는 데 쓰이거나, 화장실 안전바 등 형편이 어려운 지역민들을 위해 사용된다. 여름에는 삼계탕과 여름 이불을 어려운 가정에 선물하고, 겨울이면 어르신들의 난방용품을 구입하는 데 쓰이기도 한다.


김 팀장은 "보행기를 많이 타는 어르신들의 경우, 거주 중인 노후주택의 턱이 문제가 되는데, 올해부터 경사로를 만들어 드리고 있다"고 밝혔다. 재료비는 기부 받은 금액에서 쓰고, 인력이나 기술은 재능기부를 받는 형식이다.


김 팀장은 "3천 원의 행복 사업을 통해 적은 돈으로 지역을 위한 보탬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을 사람들에게 심어주고 싶다"며 "소액 기부가 꾸준히 이뤄져 복지사업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했다.


이원욱 시민기자 judge5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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