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정아·김혜수 '물' 만났다…극장가 휘어잡을 두 해녀

  • 김은경
  • |
  • 입력 2023-07-20  |  수정 2023-07-20 08:07  |  발행일 2023-07-20 제17면
올여름 기대작 '밀수' 26일 개봉

류승완 감독 메가폰…여성 투톱 영화

서해 배경 밀수에 생계 건 이들 이야기

1970년대 패션·할리우드 배우 느낌 재연

김혜수

염정아

영화 '밀수'

염정아·김혜수 물 만났다…극장가 휘어잡을 두 해녀

올여름 극장가는 대작들의 전성시대다. 보통 여름방학 때 2~3편 정도가 일정 기간을 두고 개봉 일정을 잡는 것과 달리 올해는 대작들이 동시에 개봉한다. 영화계에 오래 종사한 이들도 이런 현상은 처음이라고 놀라워한다. 현재 상영 중인 '미션 임파서블:데드레코닝 PART ONE'을 비롯해 오는 26일엔 '밀수', 다음 달 2일엔 '더 문'과 '비공식작전', 같은 달 9일엔 '콘크리트 유토피아', 15일엔 '보호자' '달짝지근해' '오펜하이머' 등 무려 8편의 영화가 개봉 일정을 잡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여름 한국영화 개봉작 중 가장 먼저 뚜껑을 여는 영화 '밀수'가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영화 '밀수'는 '베테랑'으로 천만 관객의 신화를 쓴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1970년대 서해 앞바다를 배경으로 생필품 밀수에 생계를 건 이들의 이야기다. 군천 앞바다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해녀 춘자(김혜수)와 진숙(염정아)을 두 축으로, 전국구 밀수왕 권상사(조인성), 군천시의 건달 장도리(박정민), 다방 마담으로 극에 엑센트를 주는 옥분이(고민시) 등이 출연한다. 2년 전 촬영을 마쳤으며, 코로나로 개봉 일정을 조율하다 이번에 공개한다.

▶1970년대를 시대 배경으로 한 이유가 있나.

△류승완=예전에 1970년대 부산에서 있었던 여성들의 밀수 이야기를 담은 단편집을 흥미롭게 읽은 적이 있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이 주제에 관심을 가진 셈이다. 그러던 중 '시동'이라는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서 서해안 밀수사건을 접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영화의 얼개를 만들기 시작했다. 1970년대라는 시대를 배경으로 바셀린, 청바지 등 생필품을 밀수해서 소비하는 것, 그리고 그것이 범죄가 되는 현실 등이 흥미로웠다."

▶모처럼 만나는 여성 투톱의 이야기다.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

△염정아=김혜수와 파트너라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었다. 또 류 감독님 작품을 하는 것도 좋았다. 조금도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함께 작업하면서 많이 의지하고 도움을 받았다. 여성 서사가 중심인 이야기인데, 이런 영화가 흥행이 잘 되어서 또 다른 기획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70년대 음악·패션이 눈길을 사로잡는데 실제 작업은 쉽지 않았을 듯하다.

△류승완=제 동생 류승범이 옷을 잘 입는 걸로 유명하다. 사실은 저희 아버님이 옷을 잘 입고 다녔는데, 그런 면에서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춘자의 헤어스타일, 장도리의 이상한 옷, 권 상사의 선글라스 등은 제가 좋아했던 70년대 홍콩스타들의 패션에서 빌어왔다. 또 '미녀삼총사'와 같은 TV시리즈물에 등장했던 할리우드 배우들의 모습도 재연하고 싶었다. 특히 김혜수 배우가 밤 12시가 넘어서도 자기가 찾은 사진을 보내는 등 영화에 등장하는 많은 의상을 신경 써줬다. 혼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작업이었고, 배우들과 의상팀의 도움이 컸다."

▶촬영을 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

△김혜수=2년 전 촬영한 영화다. 당시 현장 분위기가 좋아서일지 비슷하게 기록한 메모가 있었다. 이번에 찾아보았는데 힘들다는 메모는 하나도 없고, 좋다는 내용만 가득했다. 대개의 영화현장이 어렵고 눈물 나기 마련인데 이상하게도 이번 현장은 눈물 나게 좋았던 기억뿐이다. 개인적으로 작업하는 기간 내내 '아, 내가 배우를 하면서 다시 이런 순간을 맞이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큰 선물을 받은 것 같은 경험을 했다."

▶류승완 감독의 전작 '모가디슈'에 이어 이번 작품에 연속 캐스팅 됐는데 소감은.

△조인성=아마도 같은 강동구 출신이라서 자주 불러주시는 건 아닐까 싶다(웃음), 감독님은 제게 자신을 닮아서 캐스팅했다는 말을 했다(웃음). 진심으로 '모가디슈'에 이어 '밀수'까지 류 감독과 함께 작업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고, 영광이다. 역할이 크지는 않았지만 국면전환을 시켜야 하는 역할이라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

▶해녀들이 물질을 하는 수중신 비중이 크다. 힘들지 않았나.

△김혜수=예전에 '도둑들' 촬영하면서 공황상태를 물 속에서 경험해서 겁이 났었다. 하지만 여러 배우, 스태프와 함께 하면서 극복할 수 있었다. 감독이 장면에 굉장히 심혈을 기울였고, 콘티 하나하나에 준비가 되어 있었다. 스태프들 안전에 최선을 다 했지만 마지막에 이마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당시에 부상 입은 것보다 마지막 두 컷에 내가 없다는 것이 속상했다."

△염정아=촬영 들어가기 3개월 전부터 수영 연습을 했다. 수영을 아예 못하는 사람이었는데,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잘 극복했다. 숨을 참아가면서 악착같이 했던 듯하다"

▶최근 한국영화의 위기를 이야기하는데, 견해가 있다면.

△류승완=한국영화가 산업적으로 폭발적 성장을 이룬 것은 '쉬리' 때부터다. 그런데 그때가 IMF시대, 사회적으로 어렵고 영화도 위기감이 높았던 시기였다. 위기 속에서 영화가 꽃을 피울 수 있었던 것이다. 영화인들이 더 정신 차리고 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변화하는 속에서 관객의 니즈는 무엇인지, 좀 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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