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무대를 만든 '열정'

  • 이명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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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25 11:31  |  수정 2023-07-25 11:44  |  발행일 2023-07-25
지난 21일 '우리가 함께 꾸는 꿈' 콘서트 열려
장애인 이준희씨, 티켓 제작부터 출연진 섭외
영남일보 시민기자로도 활동하며 이웃 소식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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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콘서트 '우리가 함께 꾸는 꿈' 공연 후 이준희씨(앞 줄 오른쪽에서 둘째)와 관객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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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강우 하모니스트가 하모니카를 연주하고 있다.

지난 21일 대구 달서구 월성동에 있는 위드어스 스튜디오에서 '우리가 함께 꾸는 꿈' 힐링 콘서트가 열렸다. 지난해 말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이 공연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한다.
첫 번째 무대에선 연극 '괜찮다! 정숙아'가 펼쳐졌다. 연극은 뇌병변장애인 정숙이의 골방 탈출투쟁기를 그리고 있다. 정숙 역을 맡은 김정희 배우도 장애를 갖고 있어 더 큰 울림을 줬다.


연극을 연출한 박연희 씨는 "김정희 배우는 예술가 기질을 타고 났다. 완벽주의에 가까운 까칠 마녀"라고 소개했다. 김 배우는 "저에게 연극은 일종의 마약과 같다. 중증장애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 연극을 한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 배우는 AAC(보완 대체 의사소통) 도구를 이용해 관객과 대화한다.


유강우 하모니스트의 공연도 진행됐다.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Love of my life)' '돌아오라 소렌토로' 등은 연주해 박수를 받았다. 유강우 하모니스트의 어머니인 안은숙 씨는 발달장애가 있는 아들의 성장과 하모니스트가 되기까지의 스토리를 관객과 함께 나눴다.


마지막 무대는 이주현 건강활력연구소장의 '마음이 일어서야 따라오는 몸' 강연이었다. 이 소장은 코로나 이후 건강한 삶을 위해 역경지수를 높이는 마음 자세를 강조했다.


콘서트는 기관이나 단체의 도움 없이 오로지 한 개인의 열정이 담겨 있다. 이준희(37) 씨가 주인공이다. 티켓 제작에서부터 출연진 섭외까지 모든 것을 챙겼다. 티켓 제작에 도움을 주겠다는 주변의 손길도 뿌리쳤다. '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 하겠다'는 다짐을 실현했다.


뇌 병변 장애 1급과 언어장애를 가진 이 씨는 "자립생활센터의 프로그램도 참여해 봤고 활동가로도 근무했다. 지나서 생각해보니 무언가 허무했다. 중증장애인들에게 삶의 어려움을 제거하는 것만큼이나 스스로 할 방법을 조언해 주고 기다려주는 일이 더 필요하다"며 "느리고 부족해도 항상 용기와 하고자 하는 일에 기꺼이 믿음으로 함께 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이 씨는 2021년부터 영남일보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장애인과 소외된 이웃들의 소식을 전하고 있다.


글·사진=이명주시민기자 impsee@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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