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청도혁신센터가 청도군 송금행복마을체험관에서 진행한 '2023년 경북-청도 로컬 임팩트 비즈니스 포럼' 참가자들이 단체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도혁신센터 제공> |
지방 소멸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전국 228개 시군구 중 인구 소멸 위험 지역은 2015년 33개 지역에서 2023년 2월 현재 118개 지역으로 증가하였다. 대부분의 군 단위는 이미 소멸 위험 지역이며, 최근 몇 년간 '소멸 고위험' 단계로 진입한 지역이 다수 증가하면서 지방 소멸이 양적인 확산 단계를 넘어 질적인 심화 단계로 진입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북도는 특히 상황이 심각하다. 경북 관내 23개 시군 중 경산시, 구미시 그리고 칠곡군을 제외한 20개 지역이 소멸 위험지역이고, 그중 절반인 10개 지역이 소멸 고위험 단계에 진입했다.
이같은 위기는 한편으로는 기회이기도 하다. 일자리나 인프라 부족 등으로 인한 지방 소멸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로컬기업들이 활동 중이다. 최근에는 지역에 기반을 두고 지방 소멸 위기 극복에 나선 소셜벤처 및 사회적 경제 기업 등의 로컬 임팩트 기업에 대한 지원과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여러 지역에서 지자체, 투자사, 개인투자자 등 다양한 주체가 로컬기업을 대상으로 한 임팩트 투자에 뛰어들고, 정부도 로컬크리에이터 양성, 청년마을 만들기, 골목상권 활성화 등의 사업 추진으로 적극적인 로컬기업 육성 의지를 드러내었다.
지역 격차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는 기업들의 성장을 위해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로컬기업의 다양한 비즈니스 형태와 경로에 따른 액셀러레이팅(창업기획) 방식과 세분화된 기금 마련의 지역적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
청도혁신센터가 지난 17일 청도군 송금행복마을체험관에서 '2023년 경북-청도 로컬 임팩트 비즈니스 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청도혁신센터 제공> |
인구 4만의 경북 청도군 역시 소멸 고위험 지역에 속하는데, 최근 청도군은 지방 소멸을 극복할 새로운 계기를 맞이하였다.
2022년 행정안전부가 추진하는 '지역거점별 소통협력공간 조성 및 운영' 공모사업에 선정된데 이어 최근 396억 원에 달하는 '지역활력타운 공모사업'에도 선정된 것이다. 청도군은 두 사업 모두 로컬에서의 임팩트 창업 지원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데, 이 부분이 다른 지역 사업과 구별되는 지점이다.
경북-청도 소통협력공간을 운영하는 청도혁신센터는 지난해 말 '로컬 ESG 창업가 양성 기초과정' 운영을 시작으로 '로컬 임팩트 기업 채용박람회', '로컬 임팩트 창업가클럽 @청도' 등의 취·창업 지원 프로그램 및 교육·컨설팅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로컬 ESG 창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마스터플랜도 수립할 예정이다. 7개 부처가 합동으로 추진하는 지역활력타운은 은퇴자, 청년층 등의 지역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주거, 문화, 복지 등이 복합된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이다. 청도군은 복합주거단지내 취·창업지원센터를 설립하고 투자사를 유치하여 입주민이 창업 활동을 통해 지역의 고유한 매력을 발견하고, 지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청도군에 위치한 청도혁신센터(센터장 우장한)는 지난 17일 청도군 송금행복마을체험관에서 2023년 경북-청도 로컬 임팩트 비즈니스 포럼 '로컬을 더 매력적으로 만드는 임팩트 비즈니스의 세 가지 경로'를 개최했다. 이 포럼은 지역에서의 창업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다양한 비즈니스 경로를 제안하고, 로컬 임팩트 기업들의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준비되었다.
청도혁신센터가 마련한 '2023년 경북-청도 로컬 임팩트 비즈니스 포럼'에서 방대욱 <재>다음세대재단 대표가 발표를 하고 있다. <청도혁신센터 제공> |
포럼에서는 비영리 스타트업, 사회적 경제 기업, 소셜 벤처 등 로컬 임팩트 비즈니스의 세 가지 창업 경로에 대한 전문가 강연이 진행되었다. 방대욱 <재>다음세대재단 대표는 '로컬에서의 비영리 스타트업 경로', 박철훈 <사>지역과 소셜비즈 이사장은 '인류사회의 4번째 혁명 - 사회적 경제'그리고 박정호 <주>엠와이소셜컴퍼니 부대표는 '로컬에서 집합적인 임팩트를 만들어 가는 소셜벤처'란 주제로 각 경로에 대해 이야기했다.
비영리 스타트업 경로에 대한 강연을 맡은 방대욱 <재>다음세대재단 대표는 연세대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행정안전부 지역혁신정책협의회 위원, 서울시 민관협력위원회 위원, 서울시 청년허브운영위원회 위원, 서울시교육청 교육기부위원회 위원직을 수행하는 등 사회 공헌과 복지, 교육사업과 관련한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다.
방대욱 대표는 "비영리스타트업은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공공성과 스타트업의 혁신성을 결합한 새로운 조직이다. 새로운 사회 문제에 대응해 비영리 부문에 변화를 가져오고, 사회적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주체로 조명받고 있다. 지역사회의 변화를 추구할 때 중요한 것은 변화의 목적성이다. 청도의 변화가 우리를 더 풍요롭게 하고, 웃게 만드는 변화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고민을 하는 비영리 스타트업을 지원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청도혁신센터가 마련한 '2023년 경북-청도 로컬 임팩트 비즈니스 포럼'에서 박철훈 소셜캠퍼스 온 경북 센터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청도혁신센터 제공> |
사회적 경제기업 경로에 대한 강연을 맡은 박철훈 센터장은 부산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였고, 대구경북사회적기업지원센터 경영지원팀장 및 경북도사회적기업협의회 사무국장을 거쳐 소셜캠퍼스 온 경북 센터장과 <사>지역과소셜비즈 이사장으로서 경북지역의 사회적 경제 발전을 이끌고 있다.
박 이사장은 "시장은 매우 효율적이나 비공익적이고, 정부는 매우 공익적이나 비효율적이다. 각 영역이 가진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려는 노력이 사회적 경제이다. 경북은 비수도권 최다 사회적기업이 존재한다. 매출과 일자리 창출이 크고, 종사자 대부분이 여성과 청년이다. 우수하고 창의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많아 투자 가치가 높다"고 강조했다.
소셜벤처 경로에 대한 강연을 맡은 박정호 부대표는 서울대에서 생명과학/경영학을 전공하고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의 선임연구원 및 알트랩 대표를 거쳐 현재 <주>엠와이소셜컴퍼니의 부대표로서 국내외 임팩트 투자 및 평가, IBS 혼합금융 프로그램을 운용하는 등 사회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박 부대표는 "지역 문제 해결과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기업과 지역 단체 등 다양한 영역이 협력하는 프로젝트를 콜렉티브 임팩트라 칭한다. 엠와이소셜컴퍼니는 콜렉티브 임팩트를 기반으로 재원과 이해관계자의 확장을 통한 생태계 확대를 추구한다. 반짝 반짝 빛나는 지역의 스토리와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군청, 군의회, 중간지원조직, 로컬기업, 비영리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블렌딩이 필요하다" 고 말했다.
청도혁신센터가 마련한 '2023년 경북-청도 로컬 임팩트 비즈니스 포럼'에서 박정호 주>엠와이소셜컴퍼니 부대표가 발표를 하고 있다. <청도혁신센터 제공> |
로컬 임팩트 비즈니스의 세 가지 경로에 대한 학습에 이어 '농촌 정주환경 개선을 위한 소셜-비즈니스 모델 발굴의 가능성'을 주제로 토론이 이어졌다. 우장한 청도혁신센터장이 진행을 맡은 토론은 강성호 청도군 미래전략정책관, 장흔성 경북도 가족센터장, 지소영 Har_vest(할_배스트) 대표가 참여하여, 지역이 가지는 고유성과 창조성을 발휘하는 동시에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비즈니스 모델이 활성화될 때 지역이'살 만하고, 올만한'환경으로 개선되고, 농촌 지역이 가지는 강점을 살릴 수 있다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강성호 미래전략정책관은 "그간 청도가 가진 여러 지리적, 문화적 여건을 토대로 주민들이 지역 변화를 위해 애써왔다. 그리고 최근 2년 사이 의미 있는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고, 외부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인다. 이 기회에 새로운 것을 발굴하고, 도전하고, 이뤄내야 하는데 오늘 로컬 임팩트 비즈니스의 세 가지 경로에 대한 강연이 멋진 비전을 보여줬다. 군정에 접목할 부분이 무엇일지 고민할 것이다. 지역에서 가능성을 찾는 이들에게도 도전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하였다.
이날 포럼에는 60명 내외의 주민과 관계자가 참석하였는데 이 중에는 실습형 창업 교육 및 컨설팅 프로그램인 '로컬 임팩트 창업가 클럽 @청도'를 통해 발굴된 13개의 경북-청도 지역의 기업 관계자가 포함되었다. 이들은 포럼에서 소개된 세 가지 로컬 임팩트 비즈니스 경로를 각자의 기업 성격에 맞춰 선택하고, 적절한 자원 연계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의 경력단절된 육아맘들이 사회에 재진입하기 위해 공동육아를 하면서 시작된 로컬기업 '노는 엄마들'의 배정란 대표는 "이번 포럼을 통해 우리가 지역에서 시도할 수 있는 다양한 창업 경로를 확인하였다. 각각의 경로가 가지는 특성을 비교할 수 있었고, 하반기에 비영리 스타트업 설립을 결심하면서 비즈니스 경로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는 계기가 되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지역의 고유한 강점과 자원을 재발견하고,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로컬 임팩트 기업의 비즈니스 활동은 지역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오고 싶은 싶은 곳으로 만들 수 있다.
우장한 청도혁신센터장은 "지역의 정주여건 문제는 달리 보면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이기도 하다. 앞으로 청도혁신센터는 지역 문제 해결형 로컬 비즈니스의 새로운 모델을 발굴하려 한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청도혁신센터는 주민이 지역의 다양한 분야에 느슨하게 연결되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변화를 만드는 공동생산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활동을 지원한다. 센터가 추진하는 다양한 사업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전화(054-996-9953)로 문의하거나 SNS 채널(https://litt.ly/cheongdo_cmz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박성우기자 parksw@yeongnam.com
※ 로컬 임팩트 비즈니스(Local Impact Business)란?= 지역의 강점과 자원을 활용하여 지역의 고유성을 발견하고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임팩트를 창출하는 비즈니스를 뜻한다. 로컬 임팩트 비즈니스 활성화를 통해 지역을 '살 만하고, 올 만하게' 만들 수 있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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