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잔액 급증 "중·저신용자 초점 맞춘 정책자금 절실"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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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19  |  수정 2023-09-19 07:46  |  발행일 2023-09-19 제11면
7월말 잔액 35조3천981억

2월보다 1조2천여억 늘어

금리 15% 안팎 부담 상당

현금서비스·리볼빙도 증가

카드론 잔액 급증 중·저신용자 초점 맞춘 정책자금 절실
카드론 잔액 급증 중·저신용자 초점 맞춘 정책자금 절실

'급전'이 절실한 서민들이 카드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등 카드사 대출 상품 문을 앞다퉈 두드리고 있다. 저축은행들이 신용대출 문턱을 높이자 의지할 데 없는 저신용자들이 카드사로 몰려 '풍선 효과'가 나타나는 것. 하지만 10% 중후반대의 카드 대출 금리는 차주에게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1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7월 말 기준)은 35조3천981억원이다. 전달(34조8천468억원)보다 5천513억원 늘었다. 지난 2월(34조1천356억원)보다는 1조2천억 이상 급증했다.

현금서비스와 리볼빙 잔액도 증가세다. 현금서비스 잔액(올 7월 말 기준)은 6조4천83억원으로 전달(6조3천305억원)보다 778억원 늘었다. 현금서비스는 다음 달 결제일에 바로 갚아야 하는 단기대출이다.

리볼빙 역시 전달(7조2천697억원)보다 403억원이 증가했다. 리볼빙은 일시불로 물건을 산 뒤 카드 대금 일부를 먼저 결제하고 나머지는 다음 달로 이월하는 신용카드 서비스다.

이들 서비스는 비교적 신용점수에 구애받지 않고 돈을 빌릴 수 있다. 중·저신용자들에겐 이른바 '급전 창고'로 인식된다.

담보가 없는 대신 금리가 높은 카드론 금리는 15% 안팎인 탓에 이자 부담이 상당하다. 카드론 평균 금리(7월말 기준)는 BC카드(15.27%)가 가장 높다. 이어 하나카드(14.60%), 삼성카드(14.50%), 롯데카드(14.36%), KB국민카드(14.30%) 순이다.

특히 현금서비스 금리는 법정 최고금리(20%대)에 육박한다. 8개 전업 카드사의 현금서비스 평균 금리는 16.26~18.25% 수준이다. 저신용 고객은 19% 후반에 이르는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저신용자들이 카드대출시장에 대거 몰리면서 연체율도 상승 곡선을 그린다.

금융감독원의 '2023년 상반기 신용카드사 영업실적' 자료를 보면 지난 6월 말 기준 카드사 연체율은 1.58%에 이른다. 지난해 말(1.20%)보다 0.38%포인트 상승했다. 신용판매 연체율은 0.87%로 지난해 말보다 0.22%포인트, 카드대출 연체율은 3.67%로 0.69%포인트 각각 증가했다.

대구지역 신용카드 연체율도 치솟고 있다. DGB대구은행의 상반기 경영실적을 보면 대구은행 BC신용카드 연체율은 지난 6월 말 2.43%로 지난해 6월 말(1.41%)과 비교해 1.02% 포인트 증가했다. 김영철 계명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저신용자에게 초점을 맞춘 정책자금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한도까지 카드론을 다 채운 서민은 불법사금융 시장으로 내몰릴 수 있다"며 "단편적 관점에서 벗어나 뚜렷한 방향성이 담긴 장기적·구조적인 정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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