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르포] “운적석에 사람 없이, 알아서 밭 갈고 물건 나른다” …‘피지컬 AI’ 기업으로 거듭난 대동

  • 이동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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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4-29 20:05  |  수정 2026-04-30 09:18  |  발행일 2026-04-30
창녕서 무인 AI 트랙터 자율작업 시연…6개 카메라로 사각지대 없애
대구 S팩토리선 실내외 넘나드는 자율주행 운반로봇 기술 과시
‘구독형 서비스’ 사업 모델 전환…데이터 기반 범용 로봇 생태계 구축
지난 28일 오후 경남 창녕군 대지면 일대 마늘밭에서 대동의 AI트럭이 앱을 통해 골작업 명령을 받아 구동되고 있다. <이동현기자>

지난 28일 오후 경남 창녕군 대지면 일대 마늘밭에서 대동의 AI트럭이 앱을 통해 골작업 명령을 받아 구동되고 있다. <이동현기자>

지난 28일 경남 창녕군 대지면 일대 마늘밭 사이 빈 필지. 운전석이 빈 140마력급 트랙터가 흙을 뒤집으며 로터리 작업을 하고 있다. 맞은편 필지에서는 120마력급 붉은색 트랙터가 밭골을 내며 움직였다. 두 대 모두 대동이 선보인 인공지능(AI) 트랙터다. 이날 자율작업 시연에 나선 무인 AI 트랙터는 농경지 경계를 읽어낸 후 사전 설정된 수치에 맞춰 정확한 깊이로 땅을 팠다. 만들어내는 골의 높이도 앱으로 정확하게 조절했다.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장비로 손색이 없었다. 현장에 대기 중인 모니터링 화면에는 트랙터의 주행 궤적과 작업 완료 구역이 실시간 데이터로 표시됐다.


대동의 AI 트랙터가 사람을 장애물로 인식한 뒤 급하게 멈춰선 모습. <이동현기자>

대동의 AI 트랙터가 사람을 장애물로 인식한 뒤 급하게 멈춰선 모습. <이동현기자>

돌발 상황 대처 능력도 돋보였다. 트랙터 상단에 장착된 6대의 카메라가 사각지대 없이 주변을 살폈다. 작업 중인 기계 앞으로 직원이 다가서자 트랙터는 즉각 멈춰 섰고, 제어 앱 화면에는 커다란 붉은색 경고 알림이 떴다. 트랙터가 지나간 흙 위로는 숨겨져 있던 자갈이 모습을 드러냈고, 경작하기 쉽도록 땅을 고르고 부드럽게 만들었다. AI 트랙터는 로터리, 쟁기, 써레 등 20여 개 작업기를 인식해 작업할 수 있도록 준비된다.


취재진도 트랙터에 올라타 자율주행을 체험했다. 작업자가 스마트폰 앱으로 조작하자 스티어링 휠이 돌아가며 밭을 갈기 시작했다. 캐빈 문을 닫으니 엔진 소음과 진동이 차단돼, 장시간 탑승에 따른 육체적 피로를 덜어주는 구조였다.


경남 창녕군에서 30년 가까이 농사를 지은 성광석씨가 대동 AI트랙터에 대한 기대감을 말하고 있다. <대동 제공>

경남 창녕군에서 30년 가까이 농사를 지은 성광석씨가 대동 AI트랙터에 대한 기대감을 말하고 있다. <대동 제공>

창녕에서 30년간 농사를 지은 성광석(57)씨는 "과거에는 사람 감각에 의존했지만, AI 트랙터는 정밀하게 농작업을 수행해 질과 수확량을 높인다. 피로 없이 야간 작업이 가능하고 초보자도 최고 숙련자 수준의 농사를 지을 수 있어 인력난과 인건비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감병우 대동 개발부문장은 단순 농기계 판매를 넘어 '농업 피지컬 AI' 기업으로 사업 구조 개편을 선언했다. 현장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한 '구독형 AI 농업 서비스'로 반복 매출 모델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대동은 2022년부터 4년간 510만 장의 현장 데이터를 수집해왔다. 감 부문장은 "AI트랙터는 작업할 때마다 데이터를 쌓고 학습하고 진화하는 대동 AI농업 플랫폼의 첨병"이라며 "농민에게 AI가 농사 방향을 제시하고 실행하는 시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대구 달성군 구지면 국가산업단지 내 대동모빌리티 S팩토리에서 운반로봇(RT100)이 이동형 선반을 끌고 공장 내부로 자율주행하는 모습. <이동현기자>

대구 달성군 구지면 국가산업단지 내 대동모빌리티 S팩토리에서 운반로봇(RT100)이 이동형 선반을 끌고 공장 내부로 자율주행하는 모습. <이동현기자>

대구 달성군 구지면 국가산업단지 내 대동모빌리티 S팩토리 주행시험장에서 방제로봇이 방제작업을 시연하는 모습. <이동현기자>

대구 달성군 구지면 국가산업단지 내 대동모빌리티 S팩토리 주행시험장에서 방제로봇이 방제작업을 시연하는 모습. <이동현기자>

이튿날인 29일. 대구 달성군 국가산업단지 내 대동모빌리티 S팩토리에서는 대동로보틱스의 실내외 복합 자율주행 운반로봇(RT100) 시연이 열렸다. 최대 1t 중량의 이동형 대차를 끈 로봇이 공장 외부에서 내부로 안정적으로 진입했다. 주행 중 사람이 경로를 막아서자 거리를 유지하며 즉각 정지했다. 로봇은 실외에서는 GPS를 활용하고, 실내로 들어서 신호가 약해지면 3D 라이다(LiDAR) 센서 기반 주행으로 자동 전환하는 방식으로 환경 제약을 없앴다. 운반로봇은 예초기를 뒤에 매달고 이동했고, 방제 로봇도 물을 뿜으며 자율주행했다.


대동의 농업 피지컬 AI 생태계 핵심 축인 대동로보틱스는 2030년까지 단일 전동 자율주행 플랫폼에 운반·예초·방제 등 다양한 하드웨어를 교체 부착해 다목적 로봇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실제 농가 험지와 경사로에서 1천 시간 이상 반복 자율주행 테스트를 거쳐 360만 장의 비정형 환경 데이터도 확보했다.


29일 대동 관계자들이 취재진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광욱 대동 국내사업부문장, 강성철 대동로보틱스 대표이사, 감병우 대동 개발부문장. <이동현기자>

29일 대동 관계자들이 취재진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광욱 대동 국내사업부문장, 강성철 대동로보틱스 대표이사, 감병우 대동 개발부문장. <이동현기자>

강성철 대동로보틱스 대표이사는 "매일 환경이 바뀌는 예측 불가능한 현장에서도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로봇에 집중하고 있다"며 "하나의 플랫폼이 과수원과 밭, 공장을 넘나드는 진정한 범용 농업 로봇의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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