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시민기자 세상보기] 자존감을 키우는 습관 '긍정 일기'

  • 이원욱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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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17 09:23  |  수정 2023-12-12 10:45  |  발행일 2023-10-18 제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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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욱 시민기자

일상 속에서 누군가 나에 대해 '긍정의 말'을 해주면, 일기장에 기록해두는 습관이 있다. '긍정의 말'은 칭찬이나 격려다. 기록하는 습관을 위해 마련한 일기장이 따로 있다. '긍정 일기'라고 이름도 붙였다.


오래된 습관이지만 시작은 단순했다. 중학교 2학년 때, 학교가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우연히 들은 라디오 방송에서 한 패널이 자신감을 불러일으키는 방법으로 '거울을 보고 스스로를 칭찬하는 말하기'를 추천했다.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춘기 소년에게 '오글거림'이어서 할 수 없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 과정에서 주체가 타인으로, 말하기가 글쓰기로 바뀌었다.


변화는 즉각적으로 나타났고 효과도 대단했다. 일상 속에서 듣는 칭찬이나 격려를 꾸준히 적었더니 의외로 그 양이 상당했다. 기록을 해놓은 덕분에 반복적으로 읽어볼 수도, 분석할 수도 있었다. 해를 거듭하자 내가 잘 하고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객관적으로 파악이 됐다. 자존감이 올라간 것은 덤이었다. 결과적으로 진로의 방향을 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긍정의 말과 함께 그 말이 나오게 된 상황까지 상세히 적는 긍정 일기는 이제 내 삶의 일부가 됐다. 단순히 양으로 따져봐도 공책으로 여덟 권이 넘는다. 긍정의 말을 한 줄이라도 더 적기 위해 매사에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는지도 모르겠다.


슬픈 일을 겪거나 예상하지 못한 실패를 경험할 때 나만의 비밀병기인 '긍정 일기'의 효과는 엄청나다. 역경을 이겨낼 새로운 용기와 힘을 준다. 단언컨대, 긍정 일기장은 나의 가장 큰 자산 중 하나이다. 타인의 시선이 나를 결정짓거나 정확하게 정의하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세상에서 인정받고 열심히 살아갈 동기를 부여해 준 셈이다.


심리학자들은 습관이 그 사람의 생각과 느낌, 행동의 대부분을 결정한다고 한다. 긍정의 말을 한 번 더 새기고 기록해두는 습관 덕분에 자존감이 강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고 새로운 시작을 두려워하지 않게 됐다. 도전을 멈추지 않는 나를 보며 누구보다도 응원해 준 아내가 좀 과하다 싶은 지, "긍정 일기를 그만 써야 할 때가 온 게 아니냐"라고 농담처럼 이야기 할 정도다. 긍정의 힘은 생각보다 대단하다.
이원욱 시민기자 judge520@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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