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新중동전쟁' 우려…무고한 희생 따르는 전쟁은 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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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10  |  수정 2023-10-10 06:54  |  발행일 2023-10-10 제23면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벌어진 전쟁이 1년 7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의 화약고'로 불리는 중동에서 또 다른 전쟁이 촉발돼 지구촌 전체가 공포와 두려움에 빠져 있다. 명분과 상관없이 어떤 전쟁이든 군인은 물론, 어린이나 노약자 등 민간인의 무고한 희생을 수반하기 때문에 죄악시된다. 가해자 나름대로는 침략이나 타격의 그럴듯한 이유가 있겠으나 피해자 입장에서는 이해를 할 수 없거나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가 지난 7일 새벽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하면서 중동이 극한의 소용돌이에 빠졌다. 이스라엘이 즉각 대응하면서 '피의 보복'을 다짐한 데다, 이란과 레바논의 대리 참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종교적·민족적 분란이 뿌리 깊고 원한의 세월이 매우 긴 탓에 전쟁의 횟수나 강도 또한 엄청난 지역이다. 게다가 미국이 이스라엘 지원을 천명하고 러시아·중국이 휴전 또는 종전을 촉구하면서도 은근히 하마스 입장을 두둔하는 모양새여서 우크라이나에 이어 또 다른 대리전으로 흐를 공산이 크다. 전쟁은 당장의 인명 및 재산피해가 크다는 점에서 분명 재앙이다. 주변의 불안한 정세는 말할 것도 없고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진 나라들도 직·간접적 피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곡물가격 급등을 경험했던 지구촌은 유류가격 인상과 그에 따른 후폭풍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현재로선 이번 전쟁의 끝을 예상하기 어렵다. 전쟁의 참상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공유하는 시대여서 그 아픔 역시 남의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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