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신부가 상주하지 않는 공간을 기억하다

  • 문순덕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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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17 09:00  |  수정 2023-12-12 10:46  |  발행일 2023-10-18 제24면
대구 대덕문화전당서 이성호 작가 '공소' 초대전
고교 시절 매형이 선물한 카메라에 매료돼 입문
낙동강프로젝트 준비, 낙동강 1300리길 기록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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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호 작가가 대구 남구 대덕문화전당 전시실에서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의 메카' 대구에서 특별한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남구에 위치한 대덕문화전당에서 이성호 작가의 초대전이 진행 중이다. 오는 22일까지.


제9회 사진비엔날레 프린지 포토 페스티벌의 일환이다. 현재 대구 사진비엔날레는 '사진의 영원한 힘'이라는 주제 아래 대구문화예술회관을 중심으로 경북대 미술관, 예술발전소, 동대구역 광장 등 대구 시내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이 작가의 초대전은 '공소(公所)' 출판을 기념해 마련된 전시이다. '공소'는 신부가 상주하진 않는 작은 성당이다. 한국 천주교의 뿌리이자, 한국 근대사 민중의 피의 역사이기도 하다.


이 작가는 지난 6여 년간 전국 150여 곳의 공소를 순례하면서 잊혀져 가는 공간을 오롯이 사진으로 담았다. 공소 사진 35점을 만나 볼 수 있다. 1988년 공직에 입문한 이 작가는 2021년 만 33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현재 전업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은 고교 시절 매형이 선물로 준 카메라에 이끌려 발을 들여 놓았다. 지난 2000년부터 산행을 다니면서 사진의 매력에 빠졌다. 사진을 좀 더 체계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2020년 계명대 대학원에 들어갔다. 주경야독으로 미디어아트학과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 작가는 사라져 가는 정미소 사진으로 2017년 '예천대심리정미소 복합문화공간'에서 개인전을 가지면서 이름을 알렸다. 정미소 사진은 3여 년간 경북 안동, 예천, 경산, 달성, 봉화, 문경 등 곳곳을 다니면서 촬영한 작품이다. 2018년 대구사진비엔날레 초대 작가로 선정돼 '예술발전소'에서 선보였다. 정미소 사진은 진행 형이다. 지난 2021년 상주시 함창창작소에서 전시를 하고 난 후 전라도 나주시 나주정미소 나장곶간과 협의해 나주시 전체 정미소 촬영 요청을 받고 진행 중이다.


이 작가는 또 낙동강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낙동강 프로젝트는 낙동강 발원지 태백 황지에서 출발해 봉화, 안동, 선산, 달성, 창녕을 거쳐 김해 화포천, 부산다대포까지 3년 간 1300리길을 기록하는 작업이다. 낙동강 주변에 얽힌 역사를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낙동강' 책도 발간할 예정이다. 서울, 대구, 부산, 안동 등에서 전시회도 가질 계획이다.
이 작가는 "사회에 흔적을 남길 수 있는 작업을 꾸준히 할 것"이라고 했다.
글·사진=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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