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자랑스러워요" 딸, 사위, 외손자 모두 현역 특전사 부사관

  • 김점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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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17 10:24  |  수정 2023-12-12 10:45  |  발행일 2023-10-18 제24면
대구 동구 이영구씨 가족 특전사 3명 배출
이씨 남편 월남전 참전 군인, 명예와 영광
이씨, "국민의 한 사람으로 가슴 뿌듯하다"
시민기자2
왼쭉부터 이영구씨의 딸 박영은 상사, 외손자 장원우 하사, 사위 장봉석 원사. <이영구씨 제공>

부사관 지원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한 가운데, 대구에서 부사관이 3명이나 배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영구(여·75·동구 신천동)씨의 외손자 장원우(19) 하사가 지난 3월 특전사 부사관이 되면서, 딸 박영은 상사(특수전 사령부)와 사위 장봉석 원사(3공수특전여단)까지 모두 특전사 부사관이 됐다.

박영은 씨는 이영구씨의 1남 2녀 중 맏이다.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군대에 지원했다. 당시 이 씨는 군 지원 이유도 묻지 않고 "평생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으면 찬성한다"고 격려했다. 어머니의 말에 박 씨는 거침없이 군에 들어갔다. 이 씨는 "젊은 시절 군인이 되는 게 꿈이었는데, 완고한 부모의 반대로 이루지 못했다. 그 아쉬움이 딸의 군 입대를 지지한 배경이 됐다"고 웃었다. 22살의 나이에 입대한 딸은 지금까지 후회하지 않고 잘 적응하고 있다.

이 씨는 간혹 딸을 군에 보내고 걱정이 되지 않느냐는 지인들의 질문에 "부모 마음은 다 똑같다. 우리가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딸의 역할도 있다. 군인이 되어 나라를 지키는 딸이 장하고 대견스러웠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특전사에 자원한 딸의 용기를 응원했다. 사위도 특전사라 자부심은 배가 된다. 이 씨의 남편도 월남전에 참전한 군인이다.

이 씨는 외손자가 처음 특전사 부사관에 지원한다고 했을 때 걱정이 많았다. 남편도 찬성하지 않았다. 하지만 임관식에서 본 외손자는 자랑스러웠다. 검게 그을린 피부와 탄탄해진 체격, 패기 넘치는 걸음걸이를 보니 듬직했다. 딸과 사위의 뒤를 이어 임관하며, 가족이 현역 특전사 부사관으로 근무하게 되었으니 영광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 씨는 "특전사 부사관의 꿈을 이룬 외손자가 부모에게 자랑스러운 아들이자 또한 후배로 국가에 헌신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이씨는 특전사 부사관 임관식에 2번 참석하는 행운을 가졌다. 딸의 임관식과 외손자의 임관식이다. 딸, 사위와 함께 연병장으로 내려가 외손자의 어깨에 하사 계급장을 달아줬다.
이 씨는 "딸의 임관식 때보다 더욱 만감이 교차했다. 눈물이 핑 돌았다"며 "3명의 현역 특전사 부사관을 둔 가족으로, 국민의 한 사람으로 가슴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점순 시민기자 coffee-33@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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