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핼러윈 참사 1주기…더 이상 人災 없는 세상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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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0-26  |  수정 2023-10-26 06:54  |  발행일 2023-10-26 제23면

오는 29일은 서울 이태원 '핼러윈 참사' 1주기가 되는 날이다. 1년 전 그날은 악몽과도 같았다. 핼러윈 축제에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159명의 꽃다운 청춘들이 압사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정부를 비롯해 지자체·경찰의 총체적 안전관리 부실이 만들어낸 예고된 '인재(人災)'였다. 아직까지도 사고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하다. 어느 누구 하나 "내 잘못"이라고 인정하고 책임지는 이가 없다. 인파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도 답보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진영논리에 갇힌 여야 정치권은 지루한 공방만 벌이고 있다. 지금도 구천을 떠돌고 있을 영혼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릴 뿐이다.

핼러윈 참사를 반면교사 삼아 우리 사회는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해 왔는가. 불행히도 그러지 못했다. 여전히 인재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여름 집중 호우 때 경북 북부에서 산사태 등으로 20여 명이 숨졌다. 충북 청주에선 지하차도가 침수돼 25명의 사상자가 났다. 관계 당국이 미리 대비하지 못한 탓이 컸다.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는 정부(지자체)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 언제까지 '소 잃고 외양간' 타령만 할 텐가.

대구시가 핼러윈 데이(31일)를 앞두고 비상을 걸었다. 경찰·구청·소방안전본부와 함께 동성로 '클럽골목' 등 인파 밀집지역에서 사고예방 특별 안전관리 근무를 실시한다. 클럽골목은 폭이 좁아 인파가 몰릴 경우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곳이다. 관계 당국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사고 예방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달라. 앞산 카페거리 핼러윈 행사는 올해 취소돼 분위기가 지난해보다 차분해졌다. 이번 주는 우리 모두 핼러윈 참사의 교훈을 되새기고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시간을 가져보자. 더 이상 인재가 발생하지 않는 세상을 갈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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