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대구서 열린 옛 선비들의 국화축제 '범국회(泛菊會)'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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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01  |  수정 2023-11-02 08:34  |  발행일 2023-11-01 제24면
범국회, 음력 9월 9일 중양절 풍속

대구 범국회, '유화당 범국회'서 비롯

전국서 유일하게 대구 북구서 재현
[동네뉴스] 대구서 열린 옛 선비들의 국화축제 범국회(泛菊會)
범국회 시연에서 북구 산격동 주민 황경보씨가 도연명의 귀거래사를 암송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대구 북구 사수동 사양정사에서 '2023년 사양정사 범국회'가 열렸다. 주민 100여 명이 참석한 이번 행사는 범국회 시연, 축하공연으로 진행됐다.

범국회 시연에는 주인 1명과 손님에 해당하는 삼빈(三賓)·중빈(衆賓) 등 모두 20명이 참여했다. 주인역은 범국회를 개최한 이연희 대구북구문화원장이, 손님역은 배광식 북구청장, 차대식 북구의회의장, 김정립 칠곡향교 전교 등이 맡았다.

시연은 국화주와 국화 찻자리가 마련된 사양정사 누마루에서 진행됐다. 주인과 손님은 상대가 먼저 찻자리에 오르기를 권하고 사양하는 예를 행했다. 서로 마주 보고 읍을 하는 상읍례를 한 후 자리에 앉아 국화차와 국화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눴다. 시연은 옛 선비들의 범국회처럼 경전 암송으로 마무리됐다.

공연에선 시조창, 선비춤, 퓨전국악 등이 선보였다.
범국회는 음력 9월 9일 중양절 세시풍속으로 중국 시인 도연명이 가을 국화밭에서 국화주를 마셨다는 고사에서 유래됐다. 국화를 감상하는 '상국', 국화를 띄운 국화주를 마시는 '범국·황화범주', 시를 짓고 국화주를 마시는 '시주' 등이 있다. 대구 북구에서 매년 행해지고 있는 범국회는 '유화당 범국회'에 연원을 두고 있다.

[동네뉴스] 대구서 열린 옛 선비들의 국화축제 범국회(泛菊會)
주인과 손님 일행이 상읍례로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유화당 범국회는 159년 전인 1864년 중양절, 대구 북구 도남동에 있는 '국화 가득한 집' 유화당(有華堂)에서 처음 열렸다. 지난 2020년 팔거역사문화연구회이 재현하면서 다시 시작돼 대구북구문화원이 매년 장소를 옮겨가며 열고 있다.

이연희 원장은 "옛 선비들이 즐겼던 범국회를 재현하고 있는 곳은 우리나라에서 대구 북구가 유일하다"며 "범국회 전통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송은석 시민기자 3169179@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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