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할머니 일냈다…국내 최초 '할매래퍼그룹 배틀' 대회 펼쳐

  • 마준영
  • |
  • 입력 2023-11-05 10:29  |  수정 2023-11-05 10:33  |  발행일 2023-11-09 제21면
래퍼 슬리피, 칠곡할매래퍼 홍보대사 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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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할매래퍼그룹 배틀대회에 참석한 보람할매연극단과 수니와칠공주 래퍼들이 배틀 대결을 펼치고 있다. <칠곡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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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할매래퍼그룹 '보람할래연극단'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칠곡군 제공>

경북 칠곡군에서 국내 최초로 할머니 래퍼 그룹들의 실력을 겨루는 배틀이 펼쳐져 눈길을 끌었다.

칠곡군은 지난 4일 왜관읍 한 골목길에서 래퍼 슬리피를 칠곡할매래퍼그룹 '보람할매연극단'과 '수니와칠공주'를 알리는 홍보대사로 임명하고 배틀 대회를 열었다.

두 그룹 모두 성인문해교육을 통해 뒤늦게 한글을 깨친 할머니들로 구성된 8인조다. 슬리피는 이날 칠곡할매래퍼 홍보대사를 맡아 배틀 대회 심사위원으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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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욱 칠곡군수가 래퍼 슬리피를 칠곡할매래퍼 홍보대사로 위촉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슬리피가 홍보대사를 맡게 된 것은 칠곡 할머니들에게 랩을 지도하면서 맺은 인연에서 비롯됐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정상급 연예인의 친숙한 이미지를 통해 칠곡할매래퍼를 알리고자 슬리피에게 홍보대사를 맡아줄 것을 직접 제안했다.

슬리피는 이날 새로운 도전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출연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받았던 모자를 김 군수에게 전달하며 할머니를 응원했다. 직접 랩 시범까지 보인 슬리피는 할머니들의 인생 이야기가 담긴 랩에 눈물까지 글썽여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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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할매래퍼들이 김재욱 칠곡군수, 가수 슬리피 등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슬리피의 축하 공연에 이어 '나 어릴 적 왜관'이라는 주제로 펼쳐진 보람할매연극단과 수니와칠공주의 프리스타일 랩 배틀 대결은 무승부로 갈무리됐다. 이날 할머니들은 문화의 수혜자에서 공급자로 거듭나며 축제장을 찾은 많은 관람객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슬리피는 "칠곡 할머니들로부터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섰던 예전의 제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며 "할머니들의 삶과 인생이 담긴 랩이 많은 국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김재욱 군수는 "할머니 그룹의 배틀은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열릴 것"이라며 "이번 대회를 통해 칠곡을 알리고 아흔이 넘어 랩을 하는 어르신처럼 국민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가 전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준영기자 mj340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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