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 대통령의 칠성시장과 박정희 산업정책, 그 숨은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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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09  |  수정 2023-11-09 06:58  |  발행일 2023-11-09 제23면

윤석열 대통령이 사실상 전국 민생 순회에 나서고 있다. 서울의 타운홀 미팅과 GTX 시승, 대전 지방시대 엑스포에 이어 7일에는 대구를 찾았다. 바르게살기운동 대회에 참석했고, 홍준표 대구시장과 대화하고 칠성시장을 둘러봤다. 달성 사저의 박근혜 전 대통령도 찾았다. 대통령의 소통 행보는 늘고 있다. 앞서 국회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만났고, 야당 의석을 돌면서 먼저 악수를 청했다.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 이후 인요한 혁신위도 출범했다. 모두 내년 총선을 겨냥한 전략인 것도 숨길 수 없다. 대통령의 소통 행보는 당연한 가치다. 그렇다면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결과물을 내느냐에 승패가 달려 있다. 대구 방문에서 힌트가 보인다. 사소할 수 있지만 윤 대통령은 이번에 서문시장이 아닌 칠성시장을 방문했다. 서문시장은 선거철만 되면 정치인들이 단골로 찾는 곳이다. 서울 정치권에서는 대구에는 서문시장만 있는 줄 알 정도다. 칠성시장 방문은 다양성의 신호다. 대통령은 눈길이 덜 가는 곳을 챙길 때 효과가 크다. 김포 서울편입 같은 수도권 집중 속에 비수도권 지방에도 힘을 실어줘야 한다.

박 전 대통령을 만나 '박정희의 산업화 전략'을 언급한 대목도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산업부 창고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주재하고 사인한 수출진흥회의 자료를 찾아 보니 어떻게 당시에 이런 생각을 했는지 놀라웠다"고 했다. 대한민국 경제는 지금 낙관적이지 않다. 세금이 걷히지 않고, 수출도 신통치 않다. 미국의 고금리 속에 이자까지 올랐다. 과거 박정희 개발경제 시절에는 오일 쇼크처럼 더 가혹한 현실이 있었다. 정치이념과 진영논리를 떠나 좋은 선례는 흔쾌히 받아들여야 한다. 현실의 지평을 넓히고 역사의 깊이를 더할 때 대통령의 국정운영은 호평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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