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혼을 불어넣어요" 박옥례 서각 작가, 대한민국영남미술대전 대상 수상

  • 김점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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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21 10:44  |  수정 2023-11-22 08:57  |  발행일 2023-11-22 제24면
'독도' 주제로 출품해 영예의 대상 "실감 안나요"
양각 방식으로 작품 제작, 하루 평균 7시간 작업
서각 입문 15년, "서각은 인생 여정과 비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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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옥례씨가 대한민국영남미술대전 서각 부문에 출품한 작품 '독도'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옥례씨 제공>

"수상을 축하합니다." 휴대폰 너머에서 들리는 축하 인사말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박옥례(59·대구 동구 방촌동) 씨는 제26회 대한민국영남미술대전 서각부문에서 '독도'라는 작품을 출품해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박 씨는 "우연한 기회에 지인의 권유로 출품해 생각지도 못한 큰 상을 받고 보니 어안이 벙벙하다. 꾸준히 노력한 취미생활의 결실인 듯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평소 독도에 대한 관심과 애착이 많았다는 박 씨의 작품 크기는 세로 90cm 가로 130cm다.
"넓게도 깊게도 세심하게도 굴곡을 만듭니다. 서각은 인생 여정과 비슷합니다." 입문 15년째인 박 씨의 '서각 철학'이다.

박 씨는 지인의 권유로 처음 서각을 알게 됐다. 손으로 만드는 작품이라 신기했고, 흥미로웠다. 어느새 서각 삼매경에 빠졌다. 조그만 암자에서 우연히 발견한 그림으로 첫 작품을 만들었다. 그때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새로운 일에 도전을 좋아하고 모험을 즐기는 성격도 한몫을 했다.

박 씨는 주로 양각으로 작품을 만든다. 작품의 소재는 평소 마음에 와닿는 성경이다. 지인들이나 단체에 선물을 하면 기뻐하는 모습에 뿌듯하고 보람도 느낀다. "장시간의 작업으로 때로는 손목이 불편해도 작품을 받고 미소 지을 누군가를 떠올리면 힘이 솟는다"고 했다.


서각 망치로 서각 칼을 두드리면 칼끝이 춤을 추는 것처럼 리듬을 탄다. 작품에 몰두하다 보면 마음이 차분히 다져진다.


서각은 서각도를 붓처럼 사용해서 깎아나가는 것으로 나무에 혼을 불어넣는 작업이다. 점과 면, 그리고 그어지는 선이 하나의 조화를 이루면서 예술로 완성된다. 향나무, 오동나무, 버드나무 등이 재료로 사용되는데, 박 씨는 향이 있는 향나무를 주로 사용한다. 하나의 작품을 시작하면 하루 평균 7시간 정도 작업에 몰두한다. 박 씨의 동료들은 "작품세계에 혼을 담아내는 마력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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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옥례씨가 서각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박옥례씨 제공>
박 씨는 내년에 개인전을 준비 중이다. 올해 크리스마스에 가로 220cm 세로 180cm 크기의 '오병이어'라는 제목의 작품을 모 단체에 기증하려고도 한다.

박 씨는 현재 장례지도사로 활동하고 있다. 출퇴근이 일정치 않은 덕분에 다양한 취미생활을 한다. 서각은 물론 색소폰과 사이클도 꾸준히 하고 있다. 복지시설 재능기부와 버스킹을 할 만큼 베테랑 색소폰 연주가이기도 하다.


김점순 시민기자 coffee-33@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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