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 대한민국 뒤흔든 그날 밤 총성… 영화 '서울의 봄'

  • 김은경
  • |
  • 입력 2023-11-16 07:55  |  수정 2023-11-16 07:56  |  발행일 2023-11-16 제14면
12·12 군사반란 다룬 첫 상업영화
개봉작들 제치고 예매 1위 '인기'
'전두광' 맡은 황정민 연기 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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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울의 봄'은 한국 상업영화 사상 최초로 12·12사태를 다뤘다.<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12·12 군사 반란을 소재로 한 영화 '서울의 봄'이 개봉 전부터 반응이 뜨겁다. 시사회 등을 통해 미리 영화를 접한 관람객들의 입소문에 힘입어 가볍게 예매율 1위에 올라섰는가 하면 예매량도 압도적으로 많은 스코어를 기록하는 등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범죄도시3' '밀수'를 제외하고 올해 내놓을 만한 히트작이 없었던 한국영화계에서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22일 개봉하는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12일 밤 국방부와 청와대 등에서 일어난 일을 다루고 있다. 그날 밤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밀도 있고, 촘촘하게 그려낸 것이다. 한국 현대사의 가려진 민낯을 실제 사실과 상상을 접목해 까발린 것.

'태양은 없다' '아수라'를 만든 김성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는 한국 상업영화 사상 최초로 12·12사태를 다룬 작품으로 제작단계서부터 관심을 모았다. 제작비 230억원이 투입됐으며, 손익분기점은 460만명으로 추정한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14일 기준 '서울의 봄'은 21.3%의 예매율로 예매율 순위 1위에 올랐다. 개봉이 8일이나 남은 시점에서 현재 상영작, 이번 주 개봉작 등을 모두 제치고 정상에 오른 것이다. 또 예매량도 5만2천장으로 적지 않은 숫자를 기록해 영화에 쏠린 기대감을 보여준다.

최근 기자시사회에 참석한 김 감독은 "(영화 개봉으로) 마음속에 오래 지고 있던 숙제를 청산하는 느낌"이라며 속내를 전했다. 당시 서울 이태원 부근에서 살았던 그는 그날 밤 육군참모총장이 납치되면서 발생한 총소리를 직접 들었다. 당시 당혹스럽고 놀라웠지만 무슨 일인지 알 수는 없었다고. 훗날 사건의 내막을 알게 되면서 충격과 회의감이 동시에 들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시계추를 1979년 12월12일로 맞추고, 그날 밤 사건에 휩쓸린 사람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고 판단을 하는지를 펼쳐놓았다. 관객들이 역사에 대해서 좀 더 관심을 갖고 찾아보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박해준, 김성균 등 최고의 베테랑 배우들이 가세해 그날 밤 숨 가빴던 순간을 생생하게 담아내 흥미진진하다. 특히 황정민은 전직 대통령 '전두광'으로 분해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를 보여줬다. 황정민은 "좋은 배우들과 즐겁게 작업했는데, 잘 만들어진 완성본을 보니 감정이 격해지는 기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19세 때 직접 들었던 총소리 가슴에 묵혀둬…
오랜 마음의 숙제, 작품으로 청산하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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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감독

■ 김성수 감독 일문일답

▶현대사를 다룬 작품인 만큼 부담감도 컸을듯 하다.

"역사적 사실에 입각한 시나리오였다. 처음에는 다큐를 해야 된다는 부담 때문에 고사했다. 역사에 대한 기록을 샅샅이 봤고, 각색작업을 하면서 나중에는 실제와 가상을 섞어서 재밌는 이야기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서울에 살면서 그날 밤 사건을 직접 경험했다고요.

"19세 때, 고3인 저희 집이 한남동이었다. 육군참모총장이 납치되면서 나는 총소리를 들었다. 이후 사건은 굉장히 오랫동안 꽁꽁 숨겨져 있었고, 그날 밤 일은 제 가슴에 화두로 남아 있었다. 제 오랜 숙제를 이 영화로 갈음해서 보여드린다는 생각이다."

▶실제와 가상의 비율을 어느 정도로 잡았나.

"(사실적 내용의 영화가) 창작의 과정을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점화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나의 이야기가 또 다른 이야기를 만나 스토리텔링이 되면 팩트와 경계를 논하기 어려울 듯하다. 역사에서 출발했지만 허구가 가미된 작품으로 봐줬으면 한다."

▶기자시사회를 마친 소감은.

"함께 작업한 배우들이 어떻게 볼지 몰라서 한자리에서 관람하지도 못했다. 영화에 비중 있는 역할이 60분 정도 출연하는데 그 모든 배우들이 훌륭한 연기의 향연을 펼쳤다. 개인적으로는 제 인생의 숙제를 덜어낸 의미를 가진 작품이지만, 영화를 개봉하면 이미 감독의 손을 떠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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