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폐가와 쓰레기 공터가 마을 정원으로 '재탄생'

  • 김점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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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28 11:32  |  수정 2023-12-11 15:39  |  발행일 2023-11-29 제24면
대구 동구 안심4동에 꽃밭으로 가득한 정원 조성돼
대구종합사회복지관 사회공헌 아이디어 공모 채택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노력으로 힐링공간 완성
안심사랑정원
대구 동구 안심4동에 조성된 안심사랑정원에서 주민들이 꽃을 감상하며 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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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종합사회복지관 벽을 따라 항아리 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4살짜리 손자가 아침마다 꽃 보러 가자고 해요."


대구 동구 안심4동에 각종 오물과 쓰레기 방치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던 폐가와 공터가 '마을 정원'으로 재탄생했다. 오가는 사람들이 미소를 지으며 산책하는 힐링 공간이다.

정원 조성은 대구종합사회복지관의 주관으로 추진됐다. 지난 5월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원하고, 한국부동산원과 DGB사회공헌재단이 공동으로 개최한 '2023 ESG 사회공헌 아이디어 공모전' 비영리단체 부문 최우수 아이디어에 채택됐다. 지난 14일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정원사들이 지속적으로 가꾸고 관리할 예정이다.

봉사자들이 참여해 무성한 잡초를 제거하고 개토 및 성토작업을 하는데 구슬땀을 흘렸다. 주변 정리 및 정원조성 플랜트박스 만들기와 폐가 정비를 거쳐 정원의 밑그림이 완성됐다. 안심사랑 정원 가꾸기 자원봉사클럽에서 지원한 봉사자들이 정원사로 활약했다. 4개조로 편성된 정원사들이 공간을 디자인하고 꽃을 골랐다.
주문한 꽃들이 도착하던 날. 보슬비가 촉촉이 내려 꽃에 생기를 부여했다. 하트 모양의 꽃밭, 항아리 꽃밭 등 다양한 형태의 정원이 만들어졌다.

공터 뒤 폐가는 벽화봉사단의 도움을 받아 정감 넘치는 집으로 탈바꿈했다. 문고리를 잡아당겨 문을 열고 들어가고 싶을 정도다. 항아리에 올라 앉은 국화 화분과 항아리 뚜껑에 띄워진 국화꽃 송이는 감탄사가 나오게 한다. 정원 한쪽에는 탁자와 의자를 비치해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고 길고양이들의 놀이터인 공터의 화려한 변신이다.

김순득(78·대구 동구 서호동) 씨는 "동네가 훤하다. 꽃이 잘 자라고 있는지, 밤사이 어떤 꽃이 피었는지 궁금하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하루에 한 번은 꼭 찾아온다. 꽃들도 반갑게 맞이해 주는 것 같아 하루가 즐겁다"고 말했다.

정원사들은 출근 전이나 퇴근 후, 휴일에도 번개 모임을 갖는다. 잡초를 뽑고 식재를 하고 가지치기를 한다. 나날이 변하는 정원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단체 톡 방에 공유한다.
신희숙(62·대구 동구 신서동) 정원사는 "주민들이 정원에서 잠시 쉬어가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동네에 생기를 불어넣는 것 같아 보람차다"고 밝혔다.

김근용 대구종합사회복지관 관장은 "잡초와 쓰레기로 가득했던 자투리땅에 계절을 만끽할 수 있는 다채로운 꽃들을 심어 정주 환경을 개선했다. 밝고 쾌적한 마을을 함께 만들어가는 주체로서 자부심을 갖게 됐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노력으로 조성된 만큼 의미가 크다.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마을 정원을 더욱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점순 시민기자 coffee-33@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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