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도시철도 부정 승차 급증, 도시 품격 떨어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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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24  |  수정 2023-11-24 06:58  |  발행일 2023-11-24 제27면

앞 사람이 교통카드를 태그하면 뒷 사람이 바로 붙어서 개찰구를 통과한다. 승차권을 소지하지 않은 채 개찰구 밑으로 기어가거나 위로 타 넘어간다. 대구도시철도에서 매일같이 벌어지고 있는 '부정 승차' 유형 가운데 일부다. 제값을 내지 않고 도시철도를 이용하는 이른바 '얌체 승객'이 근절되지 않고 있다. 대구교통공사에 따르면 부정 승차 적발 건수가 지난해만도 1천757건에 이른다. 하루 평균 5명꼴로 2020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올해도 9월 말 기준 이미 1천383건이다.

부정 승차 중에선 교통카드 오사용이 708건(40%)으로 가장 많다. 실수로 잘못 사용한 것보다 대부분 작심하고 무임승차를 한 경우다. 청소년이 어린이용 카드를 내거나 다 큰 어른이 청소년용 카드를 사용했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모범을 보여야 할 40~50대 성인들이 부정 승차를 하는 것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한두 번이라도 부정 승차를 했던 이가 재차 삼차 하는 경우가 많다. '설마 걸리겠어' '나 하나쯤이야' 이런 생각들이 사회의 룰을 흩트리고 있다. 이는 도시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지름길이다. 1천250원에 양심을 버려서야 되겠나. 부정 승차는 도시철도 재정난의 한 요인이 된다. 꼬박꼬박 요금을 내는 다른 승객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때맞춰 대구교통공사가 부정 승차 특별 단속에 들어간다. 부정 승차 행위를 신고하면 보상금도 지급한다. 적발 땐 운임의 30배는 물론 부정 승차 이력을 합산해 부가금을 물린다. 강력한 단속과 벌금도 효과적이겠지만 성숙한 시민의식을 함양하는 게 먼저다. 부정 승차도 엄연한 범죄행위라는 인식이 뿌리 내리도록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캠페인을 펼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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