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시민기자 세상보기] 더 밝은 미래에 살고 싶다면

  • 천윤자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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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28 10:45  |  수정 2023-12-11 16:23  |  발행일 2023-11-29 제24면
여성 과학자, 책 통해 2200년 환경 대재앙 경고
기후변화로 인간 포함 지구상 생물 사라질 수도
지금까지 나를 풍요롭게 한 지구를 위한 일 고민
천윤자
천윤자 시민기자

독서 모임에서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라는 책을 읽고 토론했다. 75억 인류와 함께 지구라는 행성을 공유하고 있다는 여성 과학자 호프 자런의 책이다. 1969년 미국 중서부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저자는 50여 년 살아오는 동안 일어났던 소비와 폐기물, 기후변화에 대해 관측과 실험을 통해 얻은 자료를 찾아내 분석했다. 과학적인 현상과 수치만 제시한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경험과 결부 시켜 독자에게 정서적으로 접근했다. 조곤조곤 이야기하듯 들려주는 글을 읽다 보니, 어느새 지구인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


1970년대 과학자들도 이미 폭염, 가뭄, 해수면 상승, 해양 산성화, 흉작 등 기온 상승이 가져올 재앙을 예견했고, 오늘날 지구 곳곳에서 징후가 나타난다. 저자는 2200년까지 대기 중 이산화탄소 함량이 지금보다 2배에 이르면 2℃ 기온상승과 대격변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2200년은 그리 멀지 않은 미래다. 저자는 인류가 더 오래 살아남는 방법을 알아내려면 3세대밖에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기온이 올라가고 빙산이 녹아내리고 홍수가, 산불이, 허리케인과 눈보라가 몰아친다. 서식지의 파괴와 기후변화는 지구상의 생물이 살아가기 힘들어지고 마침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저자는 진단한다. 심지어 우리 인간조차도. 다만, 아직은 우리가 소멸을 통제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무언가 할 수 있을 때 빨리 시작해야 한다고 재촉한다.


저자는 좀 더 밝은 미래에 살고 싶다면 습관과 물건, 가치체계부터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자동차를 조금 덜 타고, 비행기를 타고 다니는 여행을 조금 줄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식료품을 40% 덜 구입하고, 육류섭취를 줄이고, 플라스틱 제품을 두세 번 재사용하고, 겨울에는 난방 온도를 조금 내리고, 여름에는 냉방 온도를 조금 높이고, 지역에서 만드는 제품을 사용하고, 편리함을 더 많이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천 가능한 일을 정하고, 자신이 선택한 일에 대한 일기를 써보고, 숫자와 결과를 기록하자고 제안했다. 자신의 노력과 경험을 주변인과 공유하고 반복해 설득하라고 권한다.


독서모임 토론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의견을 주고 받았다. 우리는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다. 단지 지금 누리는 풍요를 포기하기 싫고 불편을 견디지 않으려고 할 뿐이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에게 용기가 필요하다. 일회용품 사용을 규제하고 과태료를 부과해 사용을 줄이는 것을 넘어 자발적인 환경운동의 필요성을 느낀다.


최근 지리산 자락의 한 시인의 삶을 엿보았다. 친환경 재래식 화장실을 통해 거름을 만들고 직접 키운 채소로 소박한 식사를 하며 개울에서 떠온 물로 차를 우리고 시를 쓰며 사는 삶이 초라하지 않고 빛이 난다는 것을 알았다. 더욱이 통장에 잔고가 늘면 생활에 필요한 만큼만 남기고 모두 기부를 한다고 한다. 지금까지 나를 풍요롭게 해준 지구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를 깊게 고민해야겠다.
천윤자시민기자kscyj83@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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