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 박람회 끝이 아니다 지방도시 글로벌 도전 계속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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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30  |  수정 2023-11-30 06:56  |  발행일 2023-11-30 제23면

국민적 기대를 모았던 대한민국 부산의 2030 세계 박람회(엑스포) 유치가 아쉽게 실패했다. 29일 새벽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의 개최지 선정 1차 투표에서 부산은 29표에 그쳐 119표를 받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패했다. 이탈리아 로마는 17표로 3위였다.

패인은 여러 갈래로 분석된다. 먼저 뒤늦은 유치전이 약점이 됐다. 부산 박람회는 문재인 정부 이전부터 시작됐지만 본격적인 로비는 윤석열 정부 들어 지난해 5월 유치 추진위가 결성된 이후였다. 이미 막강 '오일 머니'로 사우디가 분위기를 장악한 상황이었다. 투표권의 절대 다수인 아프리카와 아랍 국가들이 일찌감치 사우디를 지지했다. 2025년 오사카·간사이 엑스포가 확정돼 같은 동아시아에 개최지를 주기 어려운 것도 배경이 됐다. 국제사회의 냉정함과 함께 한국의 외교력을 뒤돌아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얻은 것도 있다. 부산 유치전의 분투를 보면서 국민들은 오랜만에 국가적 단합 속에 대한민국의 승부의욕을 목격했다. 88서울올림픽, 2002년 월드컵,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등 세계적 행사는 거저 주운 것이 아니었다. 좌절과 우여곡절 끝에 얻은 성취였다. 재계 유력 인사들이 부산 유치를 목표로 세계를 누빈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부산시민의 아쉬움이 컸을 것이다. 부산은 아시안게임, APEC정상회의 개최에 이어 엑스포 유치로 글로벌 도시로의 도약을 희망했다. 그 목표가 끝난 건 아니다. 부산, 대구 같은 대한민국 지방 대도시는 서울에 이어 글로벌 도시로 나아가야 하는 원대한 꿈을 멈출 수 없다. 엑스포 도전만으로 부산은 존재감을 알렸다. 부산의 재도전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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