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의 노골적 부산 챙기기, 대구 현안은 방관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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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08  |  수정 2023-12-08 07:01  |  발행일 2023-12-08 제27면

엑스포 유치 불발 일주일 만에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을 찾았다. '부산시민의 꿈과 도전' 명칭으로 열린 간담회는 대기업 총수, 지역 국회의원, 총선 출마 장관 등 100여 명이 참석한 역대급 규모였다. '부산 올인'이란 평가가 나올 만했다. 윤 대통령은 "엑스포를 위해 추진한 지역 현안 사업은 그대로 더 완벽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시민들을 다독였다. 부산 숙원인 가덕도 신공항, 산업은행 이전, 북항 개발의 지속적 추진도 약속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부산의 도전에 삼성도 늘 함께하겠다"며 추임새를 넣었다.

윤 대통령의 방문은 민심 달래기 성격이 강하다. 엑스포 유치 참패에다 경제사정도 좋지 않아 여론이 나빠졌다. 지난 1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부산지역의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는 52%에 달했다. 긍정 평가는 40%였다.

대통령의 부산 다독이기를 굳이 부정적으로 볼 이유는 없다. 하지만 대구 현안엔 이렇게 적극적이었는지 의문이다. 산업은행 이전은 아예 부산으로 못 박아 기정사실화했다. 금융당국까지 나서서 이전을 압박한다. 반면, 대구 숙원인 기업은행 이전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이뿐 아니다. 가덕도 신공항은 부산 강서구 가덕도 일대 육지와 해상에 걸쳐 총면적 666만9천㎡ 규모로 건설되며 24시간 운항하는 관문공항이다. 개항 시기도 대구경북신공항보다 빠른 2029년이다.

대구도 정부가 챙겨야 할 현안사업이 적지 않다. 달빛철도 특별법은 기재부의 경제성 논리와 일부 여당 의원의 몽니에 막혀 있고, 경부선 도심 지하화는 수십년 넘도록 답보 상태다. 대구시민이 소외감을 느끼게 해선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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