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오늘부터 선거운동 개시…여야, '見利忘義(견리망의)' 좇을까 걱정

  • 논설실
  • |
  • 입력 2023-12-12  |  수정 2023-12-12 07:00  |  발행일 2023-12-12 제23면

22대 총선의 예비 후보자 등록이 선거일 120일 전인 오늘부터 시작됐다. 공식 선거 운동 기간 전이라도 예비 후보자들은 일정 범위 내에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실은 운동 범위가 꽤 넓다. 후원회 설립·선거사무소 설치·명함 배부·어깨띠 또는 표지물 착용·홍보물 발송 등 비교적 자유로운 활동이 보장된다. 25명을 초과하지 않으면 향우회·종친회·동창회·단합대회 등을 할 수 있고, 유권자도 '어깨띠'를 두르고 선거운동 참여가 가능하다. 오늘부터 길거리 풍경이 확연히 달라지는 셈이다.

실질적인 선거 출발점에서 국민의 심정은 착잡하다. 여야가 하라는 혁신은 내팽개치고 이익을 따라 이합집산 궁리만 하고 있다. 김기현·이재명 대표 체제의 버티기도 볼썽사납지만, 패배의 지름길이 분명한 이준석·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운운도 선의로 보기 힘들다. 이뿐인가. 마땅히 해야 할 '선거구 획정'조차 못한 채 예비 후보자 등록이 시작됐다. 선거구 획정 지연은 정치 신인들에게 매우 불리하다. 기득권을 쥔 현역들의 비겁한 노림수다. 어느 선거구에서 선거운동을 할지 알 수 없는 '깜깜이 선거'가 되면 신인은 자신을 알릴 기회를 제한받는다. 현역 의원들의 속셈이 뻔하다.

그저께 전국의 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견리망의(見利忘義)'를 꼽았다. 부조리한 우리 정치 생태계의 정곡을 찔렀다. 이익을 접하면 의로움이고 뭐고 다 버린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를 두고 '견리망의' 대신 '견리사의(見利思義)'를 권했다. 이익을 접하면 의로움을 먼저 생각하는 자세다. 적절한 충고다. "견리망의하면 우선은 풍요를 누릴지 모르나 결국은 공멸한다"는 교수들의 견책을 새겨듣길 바란다.

기자 이미지

논설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