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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그래픽=장수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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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봉사 위주 사회공헌서 탈피
경영활동 자체로 사회적 활동 실천
시민들 환경·복지 지원 가장 원해
사회공헌 지출 56% 취약계층 지원
기후변화 대응 등 기업활동도 다양
◆'상생경영'의 시대…경영 원칙이 되다
경기침체 장기화 속에서도 기업 사이에는 ESG(지속 가능한 경영),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를 넘어 CSV(공유가치 창출)와 기업 책무에 힘쓰는 상생경영의 바람이 불고 있다. 기업 혼자서만 성장하는 게 아니라 협력사는 물론, 주변 이웃과 함께 앞으로 나가면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상생경영은 이미 한국 산업계의 빼놓을 수 없는 경영 원칙이 됐다.
우리나라에서 상생경영이 주목받기 시작한 건 2006년 노무현 정부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재계 총수·기업인들과 함께 경제 활성화를 논의하기 위해 '상생협력 간담회'를 열었다. 하지만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이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심각한 갈등과 국가적인 양극화 심화의 해법으로 이명박 정부가 2011년 동반성장 전략을 표방하면서 '상생'은 경영전략의 핵심 키워드가 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기업들의 상생경영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에서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그러면서 사회공헌도 과거 보여주기식 상생이나 일방적인 주기식 활동에서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전환됐다.
청년 스타트업 지원사업, 지역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사업, 기후변화 대응사업, 고금리 인하와 같은 금융지원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사회공헌활동에 활발한 기업들
기업을 바라보는 국민의 눈높이가 달라졌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경영활동을 통해 많은 돈을 버는 기업보다는 다양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지역사회와 공생하는 기업을 원한다.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않은 기업은 더 이상 발을 붙이기 어려울 정도로 소비자 의식 수준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2021년 발표한 '사회공헌 백서, 사회공헌의 전환 : The way to ESG'를 보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사회적 문제로 양질의 일자리 증진(29.6%), 기후변화와 그 영향을 대처하는 대응(20.2%), 건강한 삶을 보장하고 웰빙 증진(7.9%) 등이었다.
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주체로 24%가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등 민간영리기업을 손꼽았다.
기업이 집중적으로 기여해야 할 사회공헌 분야로는 환경보호·사회복지가 가장 높았다. 환경보호·지역상생, 환경보호·창업생태계 구축 순이었다.
국민의 기대만큼이나 기업들도 사회공헌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자료 공개 232곳)의 사회공헌 지출액은 2조9천251억4천467만원으로 집계됐다. 기업 1곳당 평균 133억5천682억원을 사회공헌에 지출한 셈이다. 지출액이 전년보다 증가한 기업은 50.5%이고 25% 늘어난 기업은 26.5%였다.
사회공헌 지출의 대부분은 취약계층 지원(55.9%)에 쓰였다. 이어 교육·학교·학술(13.1%), 문화예술 및 체육(11.4%) 등의 순서로 파악됐다. 기업들이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지역사회가 당면한 문제 해결 및 지역 발전 기여(33.2%)였다.
최근엔 중소기업들도 사회공헌활동을 활발하게 전개하는 추세다.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이 지난해 발표한 '2022년 사회공헌 현황조사 결과'를 보면 중소기업 중 11.4%가 사회공헌을 수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10.5%는 전담 조직과 인력까지 두고 있었다.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사회공헌활동
지역과 함께하는 사회공헌활동은 늘 관심선상에 있다. 올해 창립 56주년을 맞이한 DGB대구은행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종합적인 상생금융 지원에 전력을 쏟았다. 올해 초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총 6천74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중소기업 지원 및 약 246억원의 비용감면을 추진키로 했었다. 올해 9월 말 기준 5천300억원을 지원했고, 150억원의 감면도 진행 중이다.
포스코의 경우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을 ESG 경영이념으로 내세워 지역사회 공헌에 앞장서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모든 기업시민 활동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2021년 '5대 브랜드'를 론칭, 브랜드 특성에 맞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5대 브랜드는 포스코 경영 비전인 'With POSCO'를 활용한 'Green'(함께 환경을 지키는 회사), 'Together'(함께 거래하고 싶은 회사), 'Challenge'(함께 성장하고 싶은 회사), 'Life'(함께 미래를 만드는 회사), 'Community'(지역과 함께하는 회사)이다.
이랜드 그룹에서 대경권을 대표하는 <주>이랜드리테일은 지역에서 사회공헌사업을 실천하기 위해 봉사단 조직 강화와 봉사활동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 대경권 봉사단은 매월 지역 소외계층에 필요한 물품을 전달하는 '사랑의 장바구니'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약 2만여 가구를 지원했다. 지역 사회복지시설도 꾸준히 방문해 청소와 목욕봉사 활동 및 물품 전달사업을 펼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구경북지역본부는 공사 핵심가치인 상생협력 실현과 지역사회 공적 역할 강화에 힘쓰고 있다. 지난 4·5월 두 차례에 걸쳐 임대주택 입주 어르신들을 위한 '무병장수 기원 사진 촬영' 행사를 진행했다. 대구옥포LH천년나무2단지와 황금주공3단지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만 65세 이상 어르신 120여 명이 대상이었다. 어르신들에게 이·미용 서비스를 비롯해 무병장수 사진촬영 및 액자 제작, 점심 식사 제공, 생필품 전달로 추억의 하루를 선물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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