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파에 서민들 난방비 근심…꼼꼼한 에너지 지원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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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21  |  수정 2023-12-21 07:03  |  발행일 2023-12-21 제23면

올겨울 들어 최강 한파가 몰아치면서 서민들의 '난방비 근심'이 태산처럼 커지고 있다. 대구 대성에너지에 따르면 12월 기준 가정용 가스 요금은 메가줄(MJ)당 21.84원으로 1년 전(20.65원)보다 5.8% 올랐다. 지난해보다 인상폭은 줄었지만, 2년 전 대비 무려 44.3% 오른 것이다. 올해는 일찍 찾아온 겨울 날씨에 이미 11월 사용량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었다. 에너지 취약 계층은 보일러 온도를 올리는 게 언감생심이요, 켜는 것도 부담스럽기 짝이 없다.

형편이 이렇자 서민들은 한 푼이라도 아끼려 '겨울나기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가정에선 난방비 절약을 위해 내복을 입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이불을 두 겹씩 덮고 자는 이도 많아졌다.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선 캠핑용 난로가 불티나게 팔린다. 이 난로는 작지만 화력이 좋아 방에 놓아 두면 실내온도가 금세 훈훈해진다. 기업과 학교에선 패딩 점퍼를 입고 근무하는 게 흔한 풍경이 됐다. 이 모두 지난겨울 '난방비 폭탄'을 맞은 데 따른 학습 효과다.

겨울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살을 에는 추위가 기승을 부린다. 이번 주말에도 한파는 꺾이지 않을 태세다. 아직 겨울은 두 달 이상 남았다.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은 이 긴 겨울을 어떻게 버텨야 할지 모르겠다며 울상이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와 지자체는 홀몸 어르신 등 취약 계층을 위한 에너지 복지 정책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정치권도 정쟁을 멈추고 에너지 지원 대책에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지금 당장 현장에 나가 혹한 속 서민의 삶이 어떤지 꼼꼼히 살펴보길 바란다. 난방비 절감을 위한 서민들의 눈물겨운 노력에 화답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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