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동요는 시시해요." 판소리 매력에 빠진 6세 신동

  • 김점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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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26 10:42  |  수정 2023-12-27 08:30  |  발행일 2023-12-27 제24면
대구 동구 최이정, 판소리 명창 되는 게 꿈
국악 전공한 어머니 영향으로 판소리 접해
비대면 음악경연대회서 국악부문 대상 수상
완창하는데 3시간 30분 '흥부가' 도전 열심
최아정
경연대회에서 최이정양이 열창하고 있다. <최이정양 어머니 안선희씨 제공>

판소리와 사랑에 푹 빠져있는 어린 소녀가 있다. 최이정(6·대구 동구) 양이 주인공이다.
판소리는 물론 다양한 민요의 감정까지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판소리 신동'으로 불린다.

최 양은 판소리 경력 70년의 인간문화재 조통달 명창에게 판소리를 선보였다. 최 양은 기죽지 않고 침착하게 실력을 발휘했다.
최 양의 판소리를 들은 조통달 명창은 "6살 먹은 아이의 목이 이렇게 돌아간다는 것은 정말 놀랄 일이다. 장래성이 있다. 바이브레이션이(판소리의 떠는 목) 좋다. 최고의 명창이 될 수 있다"며 극찬했다고 한다.

최 양이 판소리에 빠지게 된 것은 어머니 덕분이다. 최 양의 어머니는 차를 운전할 때마다 국악 방송을 들었다. 고등학교 때 판소리를 했고 대학에서는 국악 이론을 전공한 어머니는 운전 중에는 자연스럽게 국악방송을 들었다. 딸과 함께 차에서 국악 방송을 듣고 집으로 돌아온 어느 날, 어머니는 깜짝 놀랐다. 딸이 차에서 들은 노래를 불렀기 때문이다. 당시 최 양은 만 3살이 안된 27개월이었다. 어머니는 딸의 요청에 가사를 알려주었는데, 최 양은 일주일 만에 한 대목을 만들었다. 처음 어려운 판소리를 시키고 싶지 않았던 어머니는 말보다 판소리를 더 잘 따라 하는 딸을 보면서 생각을 바꾸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최 양은 자연스레 좋아하는 국악 명창의 유튜브를 즐겨봤다. 최 양은 5살이던 지난해 고신대에서 열린 비대면 음악경연대회에 참여했다. 그동안 혼자 갈고 닦은 실력을 영상으로 출품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국악 부문 전체 대상을 받았다. 대상 수상을 계기로 판소리를 제대로 배우기 시작했다. 실력은 더욱 늘어, 나가는 대회마다 상을 받았다.
최 양은 "판소리는 몸짓, 말, 소리 모두 매력이 있어 재미있다. 노래를 부르고 나면 속이 시원하다. 동요는 좀 시시하다"라며 수줍게 웃었다. 소리할 때가 행복하다는 최 양은 명창이 되는 게 꿈이다.

최양은 요즘 '흥부가'를 배우고 있다. 완창하는 데만 총 3시간 30분 정도 걸리는데, 1시간 정도는 가사집 없이도 부를 수 있다. 많은 분량의 가사를 외우는 비결에 대해 "계속 듣고 노래로 부르면 된다"고 했다. 최 양에게 판소리 가사집은 장난감이다. 최 양은 "1년 정도 열심히 연습해서 흥부가를 완창할 것"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연습은 거의 매일 한 시간씩 한다. 때로 집중력이 흐트러질 때도 있는데, 어머니가 장단을 잡아 준다.
최 양의 어머니는 "엄마가 포기한 판소리를 딸이 좋아하는 만큼 슬럼프 없이 포기하지 않고 잘 성장했으면 좋겠다"며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김점순 시민기자 coffee-33@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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