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총선 개표 手검표 도입…이 또한 오류 없도록 만반 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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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29 07:05  |  수정 2023-12-29 07:06  |  발행일 2023-12-29 제27면

내년 총선 개표 과정에 개표사무원이 투표지를 일일이 확인하는 '수(手)검표' 절차가 도입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7일 "선거 때마다 제기돼 온 개표 조작 등 부정선거 의혹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며 도입 취지를 밝혔다.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첨단 인공지능시대에 다시 과거로 회귀하는 형국이지만 투·개표 부정 시비를 미리 차단해 선거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제고한다는 측면에서 나쁘지 않은 대책이다.

중앙선관위의 투·개표 등 선거 업무 시스템은 그동안 사실 여부를 떠나 크고 작은 불안감을 키워 왔다. 지난 21대 총선 직후엔 일부에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도장이 없는 무효표가 투표지 분류기를 거쳐 표로 계산됐다는 주장이었다. 지난 10월엔 국가정보원 보안 점검에서 선관위 선거인명부 시스템을 해킹해 사전 투표한 사람을 투표하지 않은 것으로 조작하는 게 가능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사전투표 용지를 대량으로 무단 인쇄할 수 있고, 개표 결과까지 조작 가능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손 놓고 있다간 민주주의 선거 자체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는 사안이었다.

수검표에 따라 개표사무원은 분류기를 거친 투표지를 심사·집계부에서 손으로 하나하나 확인하게 된다. '분류'와 '계수' 절차 사이에 사람이 직접 손으로 검표하는 절차가 추가되는 것이다. 이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라 '실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개표에선 사소한 실수도 있어선 안 된다. 개표가 현재보다 다소 늦어지겠지만, 신뢰성 확보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 원활한 수검표를 위해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또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경찰 입회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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