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명 대표 피습…극단과 증오의 정치에 대한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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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03 06:57  |  수정 2024-01-03 06:58  |  발행일 2024-01-03 제27면

백주 대낮에 야당 대표에게 테러가 자행되는 참담한 사태가 벌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어제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둘러보던 중 한 남성으로부터 목 부위를 공격당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명백한 정치 테러이며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다. 범행 동기부터 철저히 밝혀야 한다. 나아가 잊을 만하면 이런 일이 왜 자꾸 발생하는지 돌아보는 것도 소홀해선 안 된다. 사회적 혐오·분열을 부추기는 극단의 정치에 대한 자성이 그것이다.

2006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지원 유세 중 흉기 피습으로 얼굴을 다쳤던 일을 상기시킨다. 최근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지원 유세 과정에서 둔기에 머리를 맞았다. 지지자인 척 접근해 순식간에 달려드는 범인을 사전에 막기는 쉽지 않다. 이번에도 범인은 '내가 이재명'이라 쓴 머리띠를 두르고 열혈 지지자인 양 접근했다고 한다. 다분히 의도적·계획적이며, 살의가 분명해 보인다. 범행 전말을 밝혀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말에 공감한다. 우리가 이룩한 민주주의는 누구나 의견이 있으면 투표를 통해 더 많은 시민의 동의를 받기 위해 경쟁하는 시스템이다. 생각이 다르다고 극단적 행동을 하는 사람은 어떤 경우에도 용납해선 안 된다. 폭력은 민주주의의 적이며 민주주의는 폭력의 그늘 속에서 성장할 수 없다. 유력한 대권 주자이자 제1야당 대표를 향한 공격은 국민을 향한 테러다. "증오의 정치, 독점의 정치, 극단적 진영 대결의 정서가 낳은 비극"이란 홍준표 대구시장의 진단이 적확하다. 증오하고 죽고 죽이는 검투사 정치는 인제 그만둬야 한다. 공존·협력의 정치를 복원하지 않으면 폭력은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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