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토크] 넷플릭스 '선산' 형사 '최성준' 역 박희순… '50대 아이돌' 애칭은 제법 익숙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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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26 07:49  |  수정 2024-01-26 08:48  |  발행일 2024-01-26 제14면
해외관객 피드백은 색다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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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아이돌'로 불리는 배우 박희순이 미스터리 스릴러물로 돌아왔다. 박희순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선산'에서 날카롭고 민첩한 형사 '최성준'역을 맡아 특유의 시크하고 빈틈없는 연기를 선보였다.

'선산'은 존재조차 잊고 지내던 작은 아버지의 죽음 후 남겨진 선산을 상속받게 되면서 예기치 않은 불길한 일들이 연속되고, 이와 관련된 비밀이 하나둘 드러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지옥'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이 각본·기획을 맡고, 연 감독과 '부산행'에서 함께 작업한 민홍남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선산' 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소재를 활용해 가족 간의 갈등과 화해, 인간 본성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을 풀어놓았다.

박희순은 이번 작업을 마친 소감에 대해 "(연상호 감독의 세계관을 빗대어)'연니버스'에 관심이 많았는데,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돼 감사하다"고 전했다. 또 50대에도 젊은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 얻은 '50대 아이돌' 애칭에 대해선 "3년간 계속 들으니까 제법 익숙해진 것 같기도 한데, 사실 조금 힘들다"며 어색한 웃음을 보였다.


여러 번 맡은 형사역, 기존과 차별화에 중점
관객 입장에서 인물 객관화하며 유머도 가미
두번째 함께 작업한 김현주 연기 내공 빛나


▶작품 예고편만으로는 '오컬트' 장르가 아닐까 기대했는데, 공개된 작품을 보니 장르적으로 다소 거리감이 있는 듯하다.

"정확하게 얘기하면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에 '오컬트' 요소를 가미한 작품이다. 처음 제작발표회 때부터 '미스터리 스릴러'라고 말했는데, '오컬트'를 기대하는 분들이 꽤 있는 듯하다."

▶이번에 형사 역할을 맡았다. 인물해석을 어떻게 했나.

"대본을 받아보고 '철저히 관객의 입장에서 가야겠구나' 생각을 했다. 즉 시청자가 이 극을 보는 데 있어서 길라잡이를 하는 역할,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한발짝 한발짝 나가는 역할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성준이라는 인물이 가진 비밀스러운 서사를 가지고 가면서 덤덤하게 자기 감정에 침착되지 않음으로써 관객을 잘 인도하려고 노력했다. 자칫 작품의 템포가 느려질까 봐 수사장면에서 유머도 넣고 객관적이려고 노력했다."

▶시리즈물 '선산'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자극적이지 않은 사건이 차곡차곡 쌓이다 보니까 큰 부담이 없는 듯하다. 오컬트와 같은 장르물을 좋아하는 분들은 아쉬워할 수 있지만, 범죄 스릴러를 보시는 분들이라면 정말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오컬트 장르는 가족이 보기에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이번 작품은 온가족이 함께 봤다는 피드백이 돌아온다."

▶촬영 중 기억나는 장면, 연기하면서 에피소드가 있었나.

"제가 그동안 형사 연기를 한두 번 한 게 아니다. 깡패 다음으로 많이 한 역할이 형사였다. 이번에는 어떤 스타일의 형사를 만들지 큰 숙제였다. 기존의 형사와 다른 것은 아내를 잃은 개인적인 사연이 있기 때문에 그 점을 잘 드러내기 위해서 노력했다. 시골형사라는 설정이었지만 다른 형사들과 차별점이 있어야 유능함이 부각될 것 같아서 '휴대폰'에 착안했다. 제작진에게 제가 쓰는 휴대폰과 동일한 기종으로 준비해달라고 해서 휴대폰을 이용해 녹음하고, 사진이나 사건 기록을 쓰는 모습을 담아냈다."

▶함께 연기한 김현주 배우와 '트롤리'에 이어 두 번째 만났다.

"두 번째 작업은 음식으로 치면 익숙하고 아는 맛인데, 비밀 특제 소스를 써서 매력적이고 맛있는 맛을 내려는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김현주 씨와 '트롤리'를 하던 중에 김현주씨의 차기작인 '선산'에서 또 연락이 왔기에 곰곰이 생각해봤다. 다분히 김현주씨의 스케줄을 맞추기 위한 '원 플러스 원' 전략이 아닐까. 그런데 작품을 봤는데 너무 좋아서 흔쾌히 참여를 결정했다."

▶같은 배우와 연달아 작품을 하면서 연기자의 이미지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할 법도 한데.

"실제로 그런 우려를 했다. 처음 캐스팅 단계에서 감독과 상의를 했다. 감독은 '트롤리'와 작품의 색깔도 다르고, 두 사람의 캐릭터도 다른 만큼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는 말을 했다. 사실 처음 대본에서는 김현주가 맡은 '서하'와 만나는 신이 딱 한 신밖에 없었다. 그래서 감독에게 '김현주 배우와 전작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만남이 줄어든 것이냐고 물었는데, 그건 아니라고 했다. 여러 차례 대화와 회의를 하면서 만나는 신이 현재처럼 늘어나게 됐다."

▶그동안 맡은 역할이 주로 '형사' 또는 '깡패' 였던 것 같다. 본인의 성격은 어느 쪽과 닮았나.

"저는 어느 쪽도 아니다. 형사도 깡패도 아닌 그냥 배우 박희순의 모습이다.(웃음) 앞으로는 형사와 깡패가 아닌 다른 역할을 맡고 싶은데…."

▶함께 작업한 김현주 배우에 대해서 한마디 한다면.

"정말 너무 좋은 배우라는데 이견이 없다. 김현주 배우에 대한 재평가가 시급하다. 솔직히 그 배우가 연기를 잘하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인데, 그럼에도 생각보다 더 멋진 배우였다. 훨씬 더 유연하고, 감정도 풍부하고 상대에 대한 배려도 좋고, 가지고 있는 이상으로 표현하는 능력을 가졌다. 연기스킬도 있고, 작품을 하면서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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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이 '선산'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사건인데, 혹시 실제로 그런 경험이 있는지.

"물려받은 게 없다. 빈손으로 왔으니까, 스스로 벌어야죠.(웃음)"

▶차기작이 어떤 작품일지 궁금하다.

"형사, 깡패 역할 아니면 다 좋아요.(웃음) 사실 지금 고민 중인 작품이 있는데, 아직 결정을 하지 않았기에 공개하기엔 이른 것 같아요."

▶넷플릭스와 작업한 소감이 있다면.

"영화를 찍었다면 관객 스코어에 대한 부담이 컸을 텐데, 상대적으로 그런 부분이 적어서 좋았다. 또 넷플릭스를 통해 해외에서도 동시에 공개되니까 해외에서 피드백이 들어오는 것이 신기했다. 지난번엔 프랑스 파리에 갔는데, 알아봐 주었다."

▶박병은, 공유와 낚시를 했다고 들었다.

"한 번만 와보라고 해서 촬영 마치고 합류했다. 새벽 5시 일어나서 배를 타라고 했다. 졸려서 배 안의 시설에서 한참을 자고 일어나 보니 벌써 낚시를 하고 있었다. 낚싯대를 넣었다 뺐다 하라고 해서 했는데, 두 번 만에 뭔가가 물었다. 넣자마자 잡았던 것이다. 그날 몇 시간 동안 낚시를 했는데, 다른 애들은 한 마리도 못 잡고, 나만 잡았다. 애들이 나한테 어복이 있다며 부러워했다. 특히 박병은보다 공유가 더 질투했다. 승부욕이 많아서.(웃음)"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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