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시니어벤저스가 의기투합…우리네 인생도 소풍과 같아"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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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24 14:55  |  수정 2024-01-25 08:06  |  발행일 2024-01-25 제17면
김용균 감독 연출한 영화 '소풍'
김영옥, 나문희, 박근형 등 출연
소풍2
김영옥, 나문희, 박근형 등 원로배우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영화 '소풍'. 연기경력 200년의 '시니어벤저스'가 두드러진 이 작품은 임영웅의 OST참여, 나태주 시인의 손글씨 제목 등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영옥, 나문희, 박근형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배우들이 스크린에서 만났다. 연기경력 도합 200년의 '시니어벤저스'의 의기투합은 김용균 감독이 연출한 영화 '소풍'을 통해서 가능했다. 어린시절 같은 장소에서 자라나 같은 기억을 가진 80대의 친구들이 전해주는 삶과 인생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

'소풍'은 절친이자 사돈 지간인 두 친구가 60년 만에 함께 고향 남해로 여행을 떠나며 펼쳐진다. 아기자기한 남해의 풍경과 추억이 깃든 장소를 찾으면서 16살의 추억을 다시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다. 이제는 연로한 친구들이 소풍길을 함께 하는 과정에서 우리네 인생사가 교차하면서 10대부터 80대까지 모두가 공감을 하게 된다.

영화에서 나문희는 잘 삐지는 성격의 '은심', 김영옥은 투덜거리는 '금순'으로 서로의 옛 별명을 부르며 친근감을 드러낸다. 오랜 친구사이인 이들은 고향 남해에서 태호(박근형)을 다시 만나면서 어린시절의 동심을 회복한다.

지난 23일 열린 시사회에서 김용균 감독은 "(2013년 '괴담만찬' 이후) 무려 11년 만에 인사드리게 됐다. 감개무량하다. 영화 '소풍'은 배우들의 영화다. 연출을 어떤 식으로 해야 될지 난감할 때가 많았는데, 나문희·김영옥 선생님에게 물어보며 만들었다. 지켜보는 매력이 큰 작품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배우 캐스팅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도 공개했다. "제가 아닌 나문희·김영옥 배우가 나를 캐스팅한 것"이라고 밝힌 감독은 "사실 '소풍'은 시나리오 작가 등 제작진이 나문희 김영옥 배우와 구두로 약속이 돼 있는 작품이었다. 연출자를 찾고 있었는데 감사하게도 내가 선택을 받았다. 몇 년 전 어머니를 보낸 경험이 있는데, 이 작품의 이야기가 나에게 다가올 미래일 것이라 생각했다. 정말 좋은 작품이 될 것을 직감했다"고 밝혔다.

영화 '소풍'은 제작단계에서 감동적인 사연도 이어지고 있다. 가수 임영웅이 영화가 담고 있는 취지와 메시지에 공감해 자작곡 '모래 알갱이'의 OST 사용을 허가했다. 임영웅의 곡 '모래알갱이'는 엔딩 크레딧 직전 흘러나와 여운을 더한다. 임영웅은 OST 참여 뿐만 아니라 음원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겠다는 뜻도 밝혀 화제가 됐다. 콘크리트 팬층을 가진 임영웅이 OST로 참여하면서 흥행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이뿐 아니다. '풀꽃시인'이라는 널리 알려진 나태주 시인도 영화와 인연을 맺었다. 나태주 시인의 에세이 '약속하건데, 분명 좋아질 거예요'의 오디오북 내레이터를 맡았던 김영옥 배우는 촬영 마지막 날 모든 스탭에게 나태주 시인과 함께 출간한 이 책을 선물로 주었다. 이후 제작진은 나태주 시인과의 만남을 청하였고, 이 자리에서 시인은 '소풍' 낙관과 함께 '하늘창문'이라는 시도 헌정했다. 시인은 우리네 인생을 '소풍'이라는 관점으로 해석해 주기도 했다는 후문.

이 영화는 수십 년이 지나 다시 만났지만 어린 시절의 우정을 여전히 간직한 친구들의 모습이 공감대를 형성한다. 김영옥은 이번 작품에서 절친으로 알려진 나문희와 티격태격 케미를 선보인다. 김영옥은 작업한 소감에 대해 "(나문희는) 워낙 오랫동안 봐 왔고 여러 작품에서 연기를 함께했다. 우리 사이는 척하면 척이다. 두 번의 수정을 거쳐 완성된 작품을 보니 나문희가 주인공으로 부각됐다. 내가 많이 잘렸다(웃음)"고 말했다.

영화 '소풍'은 민족의 명절인 설날을 맞아 다음달 7일 개봉된다. 나문희는 "사실 '소풍'은 영화에 노인만 나온다고 하니 투자자가 없었던 작품이다. 몇 분이 커다란 용기를 내어 만들어졌다. 배우인 우리도 진심으로 찍었다. 구정에 상영돼 축복 받은 것 같다. 관객들도 좋은 마음으로 보길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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