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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세에 대구가톨릭대 실용음악과에 편입학한 최복심씨. <최복심씨 제공> |
지난해 대구가톨릭대에 편입학한 최복심(66·경산 진량읍) 씨는 늦은 나이에 다시 대학생 신분이 되면서 신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3월 실용음악과 재즈피아노 전공으로 편입학한 최 씨는 첫 학기 젊은 학생들을 제치고 과 수석의 영광을 안았다. 학점은 평균 4.3이었다.
지난해 말 김정우 총장으로부터 성적우수자 등에게 지급되는 '꿈 장학금'을 받은 최 씨는 "젊은 학생들에게 귀감이 되어 줘 고맙다는 칭찬까지 들었다. 학과의 한 교수는 편입생이 수석을 하는 경우는 그동안 없었고, 더욱이 만학으로 이렇게 우수한 성적을 받기는 힘들다고 했다"며 자랑스러워 했다.
어릴 때 피아노를 배웠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음대에 진학하지 못하고 가정과에 입학했던 최 씨는 성당에서 피아노 반주 봉사를 하면서 좀 더 잘하고 싶어 대학에 들어갔다. 한때 피아노 학원도 운영했지만 새롭게 공부를 시작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실용음악은 익숙하지 않은 분야인 데다 휴대폰으로 출석 체크하고 컴퓨터로 악보를 그려야 하는 교육 환경도 낯설었다. 노트북과 아이패드를 구입했지만 새로운 기기에 익숙하지 않아 젊은 학생들의 도움을 받으며 배웠다.
최 씨는 "동료 학생들과 앙상블 연주 실기수업을 할 때면 다른 악기와 맞춰 나가기가 쉽지 않았지만, 멜로디만 보고 즉흥적으로 변화 있게 연주할 수 있어 정통 클래식 연주보다 재미있고 신나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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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복심(왼쪽)씨가 젊은 학생들과 앙상블 수업을 하면서 재즈피아노 연주를 하고 있다. <최복심씨 제공> |
또 "밤에 알바를 하는 젊은 학생들이 수업을 빼먹거나 수업시간 중 졸고 있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 자식 같은 마음이 들어 자주 밥을 사고 공책이나 필기구도 사주며 어울릴려고 노력한다"며 "나이가 많아 공부할 수 있을까 주저하는 사람이 있으면 용기를 내어 일단 시작해보라고 권하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글·사진=천윤자 시민기자kscyj8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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