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인생의 화양연화? 죽을 때쯤 알 수 있지 않을까요"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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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1-31 14:08  |  수정 2024-02-01 09:31  |  발행일 2024-02-01 제21면
영화 '도그데이즈' 로 4년만에 컴백
감독과 맺은 인연으로 출연 결정
윤여정1
영화 '도그데이즈'에서 성공한 건축가 겸 대학교수를 맡아 4년만에 국내 팬들에게 돌아온 배우 윤여정.

'아카데미'가 선택한 배우 윤여정이 4년 만에 한국영화에 복귀한다. 컴백작은 신예 김덕민 감독의 입봉작으로 오는 7일 개봉하는 휴먼 코미디 '도그데이즈'다. 오랜만에 국내 팬들과의 만남을 앞둔 그녀는 최근 기자를 만나 설레는 소감을 전했다.

애연가로 알려진 만큼 손에 담배를 가지고만 있었다. 도도하고, 자신만만한 모습으로 망설임 없이 대화를 이어갔다. 윤 배우는 이번 작품을 선택한 데는 감독과의 인연이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평소 출연작을 선택하는데 특별한 기준은 없어요. 젊을 때는 아이를 키우려니 돈을 벌기 위해 다작을 했지만 이제는 그때 그때 상황을 보고 결정을 해요. 이번 작품은 김 감독과의 인연이 결정적이었죠."

두 사람은 오래전 다른 작품에서 배우와 조감독으로 만나 친분을 나눴다. 온화한 인품에 배우들의 니즈를 성심껏 해결해주는 조감독과 '전우애'를 쌓을 수 있었다는 것. 당시 윤 배우는 "너가 나중에 감독으로 데뷔하면 내가 꼭 출연해줄께"라며 약속을 했다는 것.

영화 '도그데이즈'는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높아진 가운데, 다양한 반려인들의 모습을 통해 웃음과 감동을 찾아가는 드라마다. 윤여정·유해진·김윤진·정성화·다니엘헤니 등 화려한 캐스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작품에서 그녀가 맡은 역할은 성공한 건축가 겸 대학교수다. 자신이 만든 커다란 저택에서 반려견과 외로이 살고 있는 민서는 처음 대본이 나왔을 때는 '윤여정' 이라는 이름이었지만 낯간지러워서 스스로 요청해 바꿨다는 후문.

최근 충무로에서 그녀의 몸값은 날로 치솟고 있다. 2022년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 조연상을 수상하며 세계적 배우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섭외 1순위 배우로 지목되고, 그녀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도 확연히 달라졌다.

"아이러니 하게도 예전에 저는 목소리 때문에 거부감 1위 배우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제 목소리가 당당하고, 자신만만해서 좋다고 하세요. 세상은 오래 살아야 해요. 정말 신기해요."

아카데미 수상에 대한 견해도 덧붙였다. "그 상을 받은 것 자체가 불사의하다고 생각하지만 여튼 감사한 일이죠. 오래전 제가 데뷔작으로 '청년 여우주연상'을 받았는데, 그 때는 상 하나로 마치 세상이 다 내것인 것 착각을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상을 받고 안받고가 제 연기나 일상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나이가 되었기에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연예계에서 '바른말 배우'로 이미지를 굳힌 만큼 한국영화에 대한 따끔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윤 배우는 "독립영화가 더 많아져야 한다는 바램이에요. 자꾸 '천만영화'를 얘기하는데, 인구 5천만에 천만영화는 오히려 이상해요. 다양성 있는 많은 영화가 나와야 더 건강하지 않을까요?"

1966년 T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으니 어느새 연기인생 60여년을 바라보고 있다. 수렴하고, 정리해야 할 시기에 연기자로서 최고의 날을 보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녀의 연기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기는 언제였을까.

"윤여정 인생의 화양연화? 글쎄요, 죽을 때쯤 알 수 있지 않을까요"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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