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칙에 반칙으로 대응? 李 대표의 궁색한 '위성 정당'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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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06 07:24  |  수정 2024-02-06 07:29  |  발행일 2024-02-06 제23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총선 비례대표 배분 방식과 관련해 '준(準)연동형 유지-범야권 위성 정당 추진' 방침을 밝혔다. 어제 이 대표는 "여당의 위성 정당을 막을 방법은 없다. 거대양당 한쪽이 위성 정당을 만들면 패배를 각오하지 않는 한 다른 쪽도 맞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칙에 반칙으로 대응한다는 이 대표의 '위성 정당' 논리가 옹색하다. 그래서인지 이 대표는 3가지를 사과했다. △반칙 가능 불완전 입법 △'위성 정당 금지' 약속 불이행 △또 위성 정당 창당이 그것이다.

이재명 대표의 구상은 민주당이 '지역구 정당'으로 주력을 맡고, 야권 제 정당이 합의 가능한 방법을 찾아 '비례연합정당'으로 협력하는 방식으로 추진될 듯하다. 국민의힘은 벌써 '국민의 미래'란 위성 정당의 온라인 창당발기인대회를 마친 상태다. 이준석 대표도 즉각 "개혁신당도 위성 정당 만들 수 있다"고 반응했다. 또 위성 정당 꼼수가 정당정치를 왜곡시키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는 △비례성 강화 △거대 양당 정치 탈피 △다당제 정착으로 협치 활성화 △'국민을 닮은 국회' 구현이란 긍정적 측면이 많다. 위성 정당을 만들지 않고 준연동형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이런 이상론은 무의미하다. 위성 정당이 정말 문제라고 생각했으면 일찍 법 개정을 했어야 했다. 이젠 위성 정당 방지법을 만든들 위성 정당을 막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마지막 대안은 '신사협정'밖에 없는 셈이다. '위성 정당 하지 않겠다'는 대국민 약속 같은 것이다. 허술하기 짝이 없는 방편에 정치의 미래를 맡기는 듯해 여간 답답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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