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직 대통령 박근혜의 담백한 토로, 명예회복에 보탬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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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07 06:58  |  수정 2024-02-07 06:59  |  발행일 2024-02-07 제27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5일 호텔인터불고 대구에서 회고록 출판 기념 '북 콘서트'를 가졌다. 전직 대통령이 북 콘서트를 연 건 이례적이다. 콘서트 현장의 박 전 대통령은 예상과 달리 유머를 섞어가며 말도 거침없었다. 물론 대통령직 수행 전후 과정의 회환과 실수,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 전 대통령은 헌정 사상 최초로 탄핵당한 대통령으로 무려 4년9개월의 수감 이력을 기록한 바 있다. 사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의 정당성을 놓고 아직도 엇갈린 여론이 존재한다. 뇌물을 직접 받지 않았는데 어떻게 뇌물죄가 성립되느냐는 반론이 그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문재인 정권 말기에 사면을 받았다. 결국 탄핵의 총체적 판단은 역사적 영역에 머물게 됐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박근혜의 행보는 앞으로 중요하다. 박근혜 본인 스스로 더 이상 정치는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세상과 단절하고 칩거를 하지 않는 이상 그의 움직임 자체는 정치적 메시지가 될 수밖에 없다. 이번 콘서트만 해도 탄핵 과정에 함께 고초를 겪었던 핵심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정치적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한국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행복한 추억이 크지 않다. 역대 전직 대통령들의 감옥행과 자살 등 불행한 사건을 국민은 목도한 바 있다. 정치가 증오와 보복의 악순환으로 이어진 탓이다. 박 전 대통령은 이번 콘서트에서 성숙한 시각으로 절제된 행보를 보였다는 평가도 나왔다. 본인 스스로 일상을 챙기는 생활도 담백하게 공개했다. 이런 장면은 정치적 지지를 떠나 국민적 공감을 얻을 것이다. 그의 언급대로 국민으로부터 받은 사랑에 보답하겠다는 겸손한 소신, 서로를 보듬자는 당부가 이어진다면 그의 명예는 회복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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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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