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북도가 이끄는 지방시대…懲毖(징비) 정신에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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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07 06:58  |  수정 2024-02-07 06:59  |  발행일 2024-02-07 제27면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 5일 열린 지방시대 종합계획 설명회에서 "대한민국이 맞이한 저출생, 저성장의 늪을 징비(懲毖) 정신으로 헤쳐 나가겠다"고 했다. '징비'란 지난 잘못을 경계해 앞날을 대비한다는 뜻으로, 서애 류성룡이 임진왜란에 대해 쓴 '징비록'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징비록은 조선시대 한양에서 파견된 무능한 지방 관료 탓에 지방을 시작으로 나라 전체가 무너졌다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이 도지사가 강조하는 징비 정신에 충분히 공감이 간다. 작금의 상황도 무너진 지방을 살리지 않으면 국가 미래를 기약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경북도의 최대 목표는 '지방소멸을 극복한 최초의 지방정부'가 되는 것이다. 이 같은 원대한 비전을 실행키 위해 지난해 '경북 지방시대 계획(2023~2027)' 5대 전략도 수립했다.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와 함께 개최한 이날 설명회에서 경북도는 5대 전략의 올해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사실상 경북 지방시대 청사진의 첫 과업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22개 핵심과제 344개 사업에 2조7천억원을 투자해 저출생 극복과 교육 혁신, 민간 주도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경북도는 올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사업 규모를 2027년까지 97조원 규모로 늘릴 것이라고 한다.

경북도는 지방시대 선도주자로서의 의지와 역량을 두루 갖추고 있다. 하지만 지방소멸 극복은 만만치 않은 과제다. 수도권에 워낙 기울어진 운동장 탓이다. 그럼에도 경북도가 가야 할 길은 명확하다. 징비 정신으로 무장하고 국난이나 다름없는 지방소멸과 저출생의 악순환을 막는 데 앞장서야 한다. 나아가 징비는 경북도를 넘어 온 나라에 필요한 시대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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