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극심한 포항역 주차난, 어이없는 수요 예측이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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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08 06:57  |  수정 2024-02-08 06:58  |  발행일 2024-02-08 제23면

포항역을 이용해 본 사람들 대부분은 주차 때문에 상당히 불편하고 짜증 나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원인은 간단하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도심에 있던 포항역이 북구 흥해읍에 둥지를 틀고 2015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지는 불과 10년도 지나지 않았다. 역사가 설립된 지 오래됐다면 그럴 수도 있겠으나 설계 당시부터 수요 예측에 실패한 탓이 가장 크다. 주차면적이 부족하면 불법주차가 기승을 부리고 안전과 교통흐름에도 방해가 되는 만큼 주차장 증설은 시급하고도 절실한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포항역 이용객은 하루 평균 5천명 안팎, 연간 200만명에 육박한다. 국가철도공단이 운영 중인 주차면적은 수백 대에 불과하다. 답답한 포항시가 인근 부지를 빌려 임시로 대응하고 있지만 공단 측이 대규모로 확충하지 않으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역사 건설에 앞서 공단 측이 2005년 실시한 교통영향평가에서 추정한 주차수요는 2025년까지 하루 77대였다. 아무리 고속열차 운행이 고려되지 않은 시기라고 감안하더라도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수치다.

포항은 경북 최대 도시이자 동해안 관문도시다. 포항역에서의 주차전쟁은 시민들의 고질적인 불편과 함께 포항을 찾는 외지인들에게 불쾌한 첫인상을 주기 십상이다. 국가철도공단이 유휴부지를 적극 활용해 이용객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는 게 당연하다. '나 몰라라'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포항시가 신규 주차장 조성에 무던히 애를 쓰고 있는 만큼 국가철도공단과 국토교통부도 화답해야 한다. 특히 중앙부처 설득과 협조를 위한 지역정치권의 동참과 분발도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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