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애마와의 이별

  • 채건기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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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13 13:04  |  수정 2024-02-14 08:11  |  발행일 2024-02-14 제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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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을 우리 가족의 발이 되어 전국 곳곳을 함께 다닌 우리 집 애마와 최근 작별을 했다.

20여년 전, 쌍둥이 남매인 우리 아이들이 8살 초등학교 1학년때 승용차를 사서 지금까지 타다가 며칠 전에 다른 사람에게 팔았다. 그동안 깊이 정이 들었던 자동차인지라, 마치 살아 있는 생물인 것처럼 마음이 짠했다. 세월의 흔적이 더덕더덕 묻은 티가 났지만 막상 보내니 정성들여 키운 반려동물처럼 느껴졌다.

 

요즘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자동차가 나오고, 사람들도 자동차를 생활용품쯤으로 여기기 때문에 나와는 자동차에 대한 애착이 조금 다를 수 있다.

가장으로서 처음 가족차를 가졌을 당시, 정말 행복했다. 오랫동안 함께한 나의 동반자인 차번호 1682는 우리 가족들이 전국 가고 싶은 곳을 함께 다니는 등 많은 추억을 가진 분신이나 다름없다.

가족과 희로애락을 같이 하고 많은 추억을 공유하면서 지내온 애정이 가는 존재였다. 딸이 고등학교 3년 동안 야간자습할 때면 늦은 밤 깜깜한 교문에 마중 나가는 등 공부 뒷바라지도 함께 했다. 늘 나와 동행한 고마운 동반자였다.

20여년 동안 28만4천300㎞를 달린 나의 애마 NF소나타 LPG는 서울과 부산 간 거리 420㎞를 677번이나 달린 셈이다. 30만㎞ 가까이 달렸지만 여전히 쌩쌩하다. 다른 사람을 만난 나의 애마가 그 집에서도 사랑받는 존재가 되고, 그들 가족의 안전한 여행과 생활을 함께하길 바란다.

한마디 덧붙이고 싶다. 요즘 사람들은 자동차를 너무 빨리 교체하는 것 같다. 아직도 멀쩡하게 잘 달리는 차를 팔고 새 차를 사는 경향이 적지 않다. 자동차 기술이 발달하면서 웬만한 자동차는 수십만 ㎞를 달려도 아무런 이상이 없다. 무작정 자동차를 바꾸려고만 하지 말고 평소에 꼼꼼히 정비해서 오랫동안 함께 하는 동반자로 만들어 보길 권한다.

글·사진=채건기 시민기자 ken4975@daum.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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