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수산가공단지로 정주·생활인구 늘려 소멸 위기 맞선다

  • 남두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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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13 07:35  |  수정 2024-03-13 07:38  |  발행일 2024-03-13 제11면
스마트 수산가공 분야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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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군이 지난해 1월 강구항을 중심으로 한 경제 플랫폼 구축을 내용으로 선정된 '어촌신활력 증진사업'(계획도)에 총 3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될 예정이다. 작은 사진은 영덕 로하스 수산식품 농공단지를 중심으로 해양수산부 공모사업에 선정된 '경북 스마트 수산가공 종합단지' 조감도. 〈영덕군 제공〉
지방소멸 위기는 비단 영덕군만 겪고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전국 거의 모든 지방자치단체의 발등에 이미 불이 떨어진 지 오래며 광역행정구역의 중심이 되는 몇몇 대도시마저도 인구가 줄고 있는 형편이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김광열 영덕군수는 지역의 최우선 과제로 지방소멸 위기 극복을 꼽으며 이를 실현하는 것이 자신의 꿈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영덕군에는 김 군수가 염원하던 몇 가지 그림 중 하나가 현실화되고 있다. 바로 동해안 최대의 첨단 수산가공단지 구축이다.

현재 정부 차원에서 조건에 맞춰 지원금을 주는 시혜적인 출산장려정책이나 복지정책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더 나아가 국토의 균형 발전과 구조적 인구문제에 대한 복합적인 대안 없이는 극복이 어려운 국가적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당장 목마름은 해결할 수 있겠지만 안정적인 일자리와 주거환경이 보장되지 않는 곳에서는 뿌리를 내려 정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 영덕군에서 설계되고 있는 첨단 수산가공단지 구축 등이 기대감 담긴 많은 시선을 끄는 이유다.


작년 어촌신활력증진 사업 선정
강구항·수산식품지원센터 연결
수산업·관광업 융합 거점 조성

스마트 수산가공종합단지 사업
첨단 수산가공업 인프라 구축
안정적 일자리 주거환경 개선
청장년 창업 등 인구문제 대응



◆수산업과 관광이 포함된 경제거점으로 수산복합 플랫폼 구축

영덕군은 수산업과 관광업이 융합된 경제거점을 구축하고, 입주자와 종사자들을 위한 주거·기반 시설을 구축하는 '수산복합 플랫폼'을 구상했다.

그리고 4차산업혁명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수산가공 종합단지'를 통해 산업기반의 정주 인구와 생활 인구를 확대한다는 것이 영덕군의 지방소멸 대응 시나리오다.

신호탄은 지난해 1월 영덕군이 해양수산부가 공모하는 '어촌 신활력 증진사업'에 선정되면서부터다.

어촌을 혁신적인 경제 공간으로 전환해 어촌 활력과 경쟁력을 높이는 이 사업에 영덕군은 300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영덕군은 강구항과 로하스 수산식품지원센터를 연결해 수산업과 관광업이 융합된 어촌경제거점으로 조성한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영덕군 관계자는 "강구항을 경제거점으로 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통해 스마트 수산가공 분야를 지역 주도산업으로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구항은 영덕대게라는 최고의 브랜드를 바탕으로 연간 3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리는 영덕군의 대표적 어촌이다. 여기에 수산식품을 연구·개발하고 육성·지원하는 영덕 로하스 수산식품 지원센터를 연결하는 경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주된 계획이다.

또 창업자와 근로자들을 위한 주거와 기반시설 조성, 수산식품과 관광을 연계한 홍보관 조성, 주변 관광자원과 민간 관광콘텐츠를 연계하는 사업 등이 이뤄지는 하나의 유기적인 수산복합 플랫폼 구축을 계획하고 있다.

◆스마트 수산가공단지 통해 청년 유입과 수출 시장 확대 기대

두 번째 청신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켜졌다. 지난해 4월 해양수산부가 공모하는 '스마트 수산가공 종합단지 조성' 사업에 경북도가 선정됐다. 그 속에 영덕군이 자리 잡고 있다.

공모사업의 내용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과 같은 스마트 기술이 적용된 수산물 가공시설, 수산식품 R&D 센터, 비즈니스 지원센터, 물류센터 등의 주요 시설이 들어선 수산가공 종합산업단지 조성이 주된 내용이다.

이 사업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총사업비 394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이렇게 조성된 종합단지는 경북 동해안의 전략품종인 대게, 오징어, 가자미 등의 해양자원에 대한 스마트 가공 인프라를 구축하게 된다.

또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수산가공식품 업체뿐만 아니라 양식업자, 어업인, 지자체 및 기업지원기관 등과 정보를 공유하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환동해권 수산경제를 이끌어 갈 미래형 수산가공산업을 육성한다는 것이 이 사업의 최종목표다.

중요한 것은 이 두 큰 프로젝트가 영덕군에서 같은 목적으로 추진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두 프로젝트가 우연이 아님을 증명하듯 경북도는 지난 1월 말 수산식품 가공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영덕군 로하스 수산식품 특화단지'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다.

총사업비 152억원을 들여 2026년까지 영덕 로하스 수산식품 지원센터의 주변 일대 10만8천732㎡의 부지에 20~30필지와 기반시설이 들어서는 제2 농공단지를 조성해 바이오산업을 연계한 수산식품 산업의 핵심 거점지역으로 키우겠다는 것이 골자다.

영덕군 백영복 해양수산과장은 "지역의 수산가공산업에 스마트기술이 접목되면 수출경쟁력과 함께 청장년 창업과 귀어·귀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2015년 조성된 제1 수산식품 농공단지는 현재 로하스 수산식품 지원센터와 함께 22필지 중 17개 기업이 입주해 가동 중이다.

경북도는 1·2단지를 통해 영덕군을 수산경제와 관광·청년창업·가업승계 등을 융화한 '글로벌 블루푸드 산업단지'로 육성해 수산물 경쟁력과 수출시장 확대에 힘쓰면서 소비 트렌드 변화에도 대응하겠다는 복안이다.

지금까지의 흐름으로 볼 때 현재 영덕군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진행 상황은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해양수산부와 경북도, 그리고 영덕군이 각자의 역할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남두백기자 dbna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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