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천의 강' 건너 공약·비전 경쟁 펼쳐야 할 때

  • 논설실
  • |
  • 입력 2024-03-08 06:57  |  수정 2024-03-08 06:58  |  발행일 2024-03-08 제27면

4·10 총선 공천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국민의힘에서도 파열음이 터졌다. 컷오프된 유경준(서울 강남구병) 의원과 홍석준(대구 달서구갑) 의원이 시스템 공천에 이의를 제기하면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 유영하 예비후보의 전략공천과 도태우 후보의 본선 진출을 두고는 '탄핵의 강' 논란이 불거졌다. 민주당 경선에선 예상대로 비명 현역 의원이 대거 탈락했다.

시스템 공천을 강조했으나 결과적으로 민주당은 '친명횡재', 국민의힘은 '찐윤불패'가 확인됐다. 혁신공천과 거리가 멀었다는 점도 양당의 공통분모다. 당연히 국민 눈높이에 부응하지 못했다. 여야의 공천에 대해선 유권자들의 심판에 맡길 수밖에 없다. 이제 '공천의 강'을 건너 공약 경쟁, 비전 경쟁으로 승부를 가려야 한다. 공천 과정에서 보여주지 못한 '혁신 DNA'를 공약과 정책에 심어야 한다는 뜻이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정치개혁 담론도 꺼내야 한다.

'총선용'이란 의구심을 사는 대통령 민생토론회는 중단하고 여당이 정당하게 민생·경제 비전을 제시하는 게 옳다. 특히 지역맞춤 정책 발굴이 절실하다. 예컨대 대구의 경우 기업은행 이전 로드맵과 신공항 SPC의 LH 참여를 맞춤형 공약으로 내세울 만하다. 경북은 포스텍 의대 설립, SMR 집중 지원 같은 공약이 시선을 끌 것이다. 정치혁신 논쟁도 다시 불을 지펴야 한다. 1986년부터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가동됐지만 의원들은 여전히 200여 가지의 특권을 누린다. 정개특위가 헛바퀴만 돌렸다는 증좌다. 뉴노멀이 된 저성장에 대한 여야 각각의 해법을 총선에서 평가받도록 하고, 트럼프 집권에 대비해 외교안보 정책을 재설계해야 한다.

기자 이미지

논설실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