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추억의 포토] 1970년대 등굣길

  • 문순덕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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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12 12:40  |  수정 2024-03-13 08:54  |  발행일 2024-03-13 제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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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대구 북구 칠성동 한 국민학교 등굣길 모습.

1970년대 국민학교에 입학하면 1학년 학생들은 왼쪽 가슴에 손수건을 모두 달고, 가방이 없는 아이들은 책보자기를 허리춤에 차고 학교에 다녔다. 손수건은 코흘리개가 많아서 휴지 대신 이용하라고 달아 주었던 것 같다. 신발은 고무신이 대부분이었다.

그 당시 대구 북구 칠성동에 있는 한 학교의 등굣길 풍경이다. 돌담이 있고, 좁은 골목길에 비슷한 모양의 가방을 멘 아이들이 신주머니를 손에 쥐고 오르막을 오르는 모습이다. 60대 이상의 어르신들에게는 기억 속에 잠자던 추억을 소환하고, 요즘 학생들에게는 힘들었던 그 시대의 모습을 알려주는 사진이다.

그 시절엔 난로에 석탄과 솔방울을 이용해서 불을 지피면 난로 위에 도시락을 포개어 얹어서 찬기를 없앤 후 점심을 먹었다. 도시락 반찬으로 달걀프라이는 고급 반찬이었다.

등굣길은 아이들 걸음으로 20~30분 이상이나 됐다. 꼬불꼬불 골목길 바람을 안고 가는 등굣길은 엄청 추워서 손을 호호 불면서 달리기 연습하듯 가는 길이었다.

현재 칠성동은 엄청 많이 달라졌다. 대구역을 기점으로 재개발 바람이 불어 낡은 주택들은 대거 사라지고, 그 자리엔 높은 아파트가 즐비하게 들어서면서 불과 몇 년 사이에 옛 모습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변화하고, 없어지는 게 마냥 좋기만 한 것일까.

글=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사진=윤국헌 사진연구소 빛그림방 대표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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