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LP판은 내 삶의 전부!"…수집한 LP판으로 청음 카페 운영, 김민지 대표

  • 이원욱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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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19 10:14  |  수정 2024-03-20 10:49  |  발행일 2024-03-20 제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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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대표가 자신이 운영하는 청음카페에서 새롭게 수집한 LP판을 살펴보고 있다. <김민지 대표 제공>

최근 레트로(retro·과거의 사상, 제도, 풍습으로 돌아가거나 그대로 좇으려는 움직임) 감성에 공감하고 즐기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에겐 동질감과 추억을 되새기게 하고 그 문화를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에게는 새로운 문화를 접하는 기회가 된다. 레트로 성향은 휴대전화 배경, 패션, 인테리어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방면에 가지를 뻗치며 세대와 세대,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

레트로 유행에 레트로 감성의 카페도 덩달아 호응을 얻고 있다. 대구 남구에서 LP판 전용 청음 카페를 운영 중인 김민지(28) 대표는 "요즘 LP판 음악을 듣기 위해 카페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나이, 성별 구분없이 다양한 고객이 온다"고 말했다. 그는 3년여에 걸쳐 아버지와 함께 모은 LP판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하던 일까지 그만두며 2년 전 카페를 열었다.

그는 "그동안 애지중지 모았던 LP판과 턴테이블(LP 재생 장치)을 많은 이들에게 알릴 수 있어 너무 행복하다"라며 "지금도 구하기 힘든 LP판 수집을 위해 먼 길까지 함께 가주시는 아버지에게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LP판 수집에 같은 취미가 있는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부녀는 현재 수 만장에 이르는 LP판을 소장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학창 시절부터 수집이 취미였다. LP판 외에도 텀블러, 특정 캐릭터 및 콜라 관련 제품 등 수집품이 다양하다. 그는 "LP판은 CD와 달리 스크래치에 약하다"며 같은 노래를 듣더라도 LP판 각각이 가진 특성이나 상태(스크래치 정도나 재생 횟수 등)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들리는 점을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다. LP판만의 고유한 소리를 더 잘 듣기 위해 미세한 소리까지 들려주는 스피커도 준비 중이라는 그는 "레코드판과 바늘의 마찰로 생기는 '지지직' 소리마저 참 듣기 좋다"라고 말했다.

LP판은 3년 전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됐다. 김 대표는 "돌아가신 할아버지 유품을 정리하는데, 할아버지께서 손수 모으시던 LP판을 몇 장 보게 됐다. 난생처음 접하는 물건이 신기하고 이상하게 마음이 끌렸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카페 일을 하면서도 연신 손님들을 살핀다. LP판이나 턴테이블을 처음 접하는 손님에게 LP판을 꺼낼 때 주의할 점이나 턴테이블 작동법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그는 "레트로 선호 열풍과 맞물리면서 청음카페를 통해 LP판 소리를 처음 듣는 젊은이들이 부쩍 많아졌다"며 활짝 웃었다.

이원욱 시민기자 judge520@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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