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서도 드러난 사교육 카르텔, 발본색원 엄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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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14 06:52  |  수정 2024-03-14 06:53  |  발행일 2024-03-14 제23면

대구에서도 '사교육 카르텔과의 전쟁'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사교육 업체가 교사에게 돈을 주고 수능 모의고사 또는 학교 중간·기말고사 문항을 샀다는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확인된 가운데 대구지역 교사도 같은 의혹으로 조사를 받은 게 영남일보 취재 결과 드러났다. 대구 교사가 사교육 카르텔에 가담한 정황이 처음으로 확인된 것. 감사원은 교사·학원 관계자 등 56명을 경찰에 수사 요청했다. 이만하면 조직적인 범죄 행위다. 빙산의 일각일 터, 철저한 수사를 통해 발본색원해야 한다.

"서울 강남지역의 일인 줄로만 알았는데…." 지역 학부모들은 대구에서도 그런 일이 벌어진 것에 충격을 받았다. 감사원에 따르면 이들 교사 가운데엔 동료 교사를 끌어들여 문항을 만들고 적극적으로 사교육 업체에 팔아 넘긴 경우도 있었다. '공정한 학생 교육'을 책임져야 할 교사가 스스로 나서서 불법을 저질렀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우리 학생들이 더 이상 피해를 보지 않도록 강력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대구시교육청과 해당 고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무관용의 원칙을 견지해야 할 것이다. 특히 해당 학교 내신 성적에 미친 영향도 한 점 의혹 없이 밝혀야 한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사교육 공화국'의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도를 넘은 사교육 쏠림에 공교육은 이미 뒷전이 된 지 오래다. 모두가 사교육에 목매는 사이 학부모 재력 차(差)에 따른 교육 격차는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사교육 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면 우리 사회의 양극화는 고착화될 수밖에 없다. 교육의 미래를 좀먹게 하는 사교육 카르텔을 허물어야 한다. 이는 무너진 공교육을 되살리고, 사회 전반에 신뢰와 공정의 가치를 확산시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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