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진영을 넘어 '분노의 대결'로 치닫는 총선전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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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13 20:52  |  수정 2024-03-13 21:00  |  발행일 2024-03-14
분노는 또다른 분노 불러, 국민은 외통수 몰려
조국혁신당 '한동훈 특검법' 보복 정치 의심
극단의 정치세력과 정치인 난무…통합은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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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서울 성동구의 한 북카페에서 기후 미래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기후 미래 택배'를 전달한 후 발언하고 있다.(왼쪽)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으로 박용진, 노웅래, 홍영표 의원 등이 보인다.(오른쪽) 연합뉴스
4·10 총선이 막장으로 치닫고 있다. 총선 무대에 등장한 정치 세력들이 '갈 데까지 가 보자'는 심정인 듯하다.

 

단순한 진영 대결을 넘어섰다. 보수와 진보의 가치를 보여주기보다 분노의 언어를 쏟아내며 서로를 비난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지지층의 분노를 자극, 또 다른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선거판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 국민은 점점 외통수에 몰리고 있다. 어떤 세력을 선택해도 패배를 맛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분노의 언어는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자칫 물리적인 폭력까지 연결될 우려도 있다"고 했다. 실제 정치인에 대한 테러가 벌어지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대표적인 피해자다. 선거판에서 혐오의 정치는 언제든 폭력을 부를 수 있다.


선거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극단의 정치 세력이 오히려 주목받는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조국혁신당이 그렇다. 조국 대표는 22대 국회 첫번째 행동으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한동훈 특검법'은 정당의 공약으로 믿기 어렵다. 진중권 광운대 교수는 CBS라디오에서 "개인적인 원한 같은 것이 뻗쳐 있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자녀 입시비리, 감찰 무마 혐의로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조 대표가 보복 정치에 나선 게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더욱이 '조국 사태'에서 알 수 있듯 조 대표는 대한민국을 극단의 진영 대결로 몰고 간 장본인이다.


극단의 정치인이 등장할 우려도 나온다. 범야권 총선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의 비례대표 공천을 통해 이념으로 무장한 강성의 정치인이 국회에 입성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반미 투쟁' 논란으로 사퇴했지만, 전지예 금융정의연대 운영위원과 정영이 전국농민회총연맹 구례군농민회장이 시민사회의 추천을 받은 바 있다. 진보당을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경기동부연합 출신 인사들의 국회 입성도 예상된다. 22대 국회가 자칫 이념 대결로 난장판이 될 수 있다.


극단의 선거전이 횡횡하면서 통합의 메시지는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갈라치기'에 나선다는 인상을 준다. 민주당 이재명의 대표의 '2찍' 논란이 대표적이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인천의 식당에서 한 시민에게 "설마 2찍 아니겠지"라고 물었다. '2찍'은 지난 대선에서 기호 2번이었던 국민의힘에 투표한 것을 비하하는 단어다. 통합은커녕 분열을 조장하는 말이다. 국민의힘도 "한심하다. 뻔뻔하다"고 이 대표를 공격하며 분노의 언어에 동참하고 있다.


한 정치평론가는 "22대 국회가 출발하기 전부터 아슬아슬하기 짝이 없다. 막장 정치를 청산하지 못한다면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우려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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