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극단의 정치, 분노의 언어… 총선 이대로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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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15 06:54  |  수정 2024-03-15 06:55  |  발행일 2024-03-15 제27면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공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4·10 총선 대진표가 완성되는 모양새다. '친윤불패' '친명불사'란 조어가 노정하듯 양당 공천은 주류의 압도적 승리였다. 충성도 높은 후보, 강성 후보의 득세였다. 거대 양당의 선명성과 투쟁력이 제고되고 팬덤에 대한 소구력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조국혁신당과 위성 비례정당을 통한 이념편향·강성 정치인의 국회 입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22대 국회의 험로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보수와 진보의 극한 대립은 예정된 수순이다.

벌써 진영 논리를 넘어선 분노의 언어가 정당마다 분출한다. "패륜 공천" "목발 경품" 아류의 독기 서린 공격이 난무한다. 국민의힘은 조국혁신당을 "범죄자 집단"이라 비토했고, 디시인사이드 이재명 갤러리에는 "조국당 x같이 망했으면" 따위의 적개심 가득한 글이 올라왔다. 이재명 대표는 14일 일제 강점을 옹호한 조수연 후보를 공천한 국민의힘을 겨냥해 "천인공노할 공천"이라고 직격했다. 지지층의 분노를 이끌어내 총선 표심을 자극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극단의 정치와 분노의 총선 분위기가 팽배하면 정책과 민생이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및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 예금자보호법 개정안, 국가재정법 개정안 등 주요 민생·경제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극단의 정치, 길항정국이 낳은 후과다. 게다가 21대 국회 종료일인 5월29일을 넘기면 이들 법안은 자동 폐기된다. 지금이라도 여야 합의로 시급한 민생법안부터 처리해야 한다. 분노의 언어가 아닌 비전과 정책으로 표심을 얻는 게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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