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 '묻지마 투표'가 국힘의 지역 무시 공천을 자초했다

  • 논설실
  • |
  • 입력 2024-03-19 06:57  |  수정 2024-03-19 06:59  |  발행일 2024-03-19 제23면

국민의힘은 대구의 12개 국회의원 선거구 중 4곳에 대해 국민공천 등의 이름으로 특정인을 낙하산 공천했다. 3곳 가운데 한 곳은 지역 유권자의 의견과 상관없이 공천권자의 입맛대로 내리꽂은 셈이다. 달서구갑에 유영하 변호사를 단수 추천한 것은 보수대연합 및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층을 끌어안기 위한 명분이나마 있다. 그런데 중구-남구, 동구-군위갑, 북구갑에 대한 공천은 지역 유권자들을 철저히 무시한 것이다.

중구-남구 선거구에서는 경선에 승리한 예비후보의 공천을 취소하고, 동구-군위갑과 북구갑 선거구에서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오랜 시간 공들여온 예비후보자들을 배척하면서 생소한 인물을 낙하산 공천했다. 유권자들의 표심을 두려워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런 공천에도 불구하고 국힘은 그들의 후보가 당선될 것으로 자신할 것이다. 공천 잡음에도 불구하고 보수정당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던 '묻지마 투표' 행태가 그런 자신감을 갖게 했다. 수십 년 동안 대구에서 지속됐던 '묻지마 투표'가 유권자를 무시하는 공천의 원인이 된 셈이다.

대구는 보수정당의 어떤 후보가 나서도 당선되는 곳이고, 진보정당은 문을 두드려도 열어주지 않는 '보수의 섬'이 된 지 오래다. 그 결과 대구 발전을 위한 보수정당과 진보정당의 경쟁조차 없는 곳이 됐다. 유권자로 존중받지 못하면서 지역발전도 없는 그런 도시가 된 것이다. 대구가 31년째 GRDP(지역 내 총생산) 전국 꼴찌인 것이 그걸 말해주고 있다. 이젠 달라져야 한다. 지역 유권자를 무시한 공천은 표로 심판받아야 한다. 그래야 대구 유권자들이 대접받고 지역발전을 위한 단초도 마련된다.

기자 이미지

논설실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