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내 집 마련 꿈' 빼앗는 대구 아파트 부실 공사 엄단해야

  •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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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20 06:51  |  수정 2024-03-20 06:53  |  발행일 2024-03-20 제27면

입주를 코앞에 둔 대구 북구의 신축 아파트(힐스테이트 대구역오페라)에서 무더기 하자가 발견돼 파장이 일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지난 16일 해당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항의 집회를 열고 북구청에 준공 승인 불허를 요청했다. 북구청은 하자 갈등 해결 전까지 준공 승인은 물론 사용검사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또 대구시도 주택법 등 위반 사항이 적발될 경우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이례적으로 대구시가 시공사와 감리자 등에 칼을 빼든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입주예정자들에 따르면 지난달 24~26일 실시된 아파트 사전점검에서 세대별 하자가 적게는 수십 건, 많게는 수백 건이나 됐다. 천장에서 물이 새고 벽에 금이 가는 것도 모자라 일부 세대에선 인분이 담긴 페트병까지 발견됐다고 한다. 또 주차장은 건축물 쓰레기가 쌓여 있었고, 특히 입주민도 모르게 외관 특화 설계(루버)가 '다운그레이드' 된 탓에 아파트 경관 자체가 바뀌어 버렸다고 한다. 이 정도면 역대급 '하자종합세트'다. 1위 브랜드니 믿어도 된다고 했다던 시공사(현대건설)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부실을 방치했는지 납득이 안된다. 한심하기 짝이 없다. 시공사 말에 속은 입주예정자들이 "사실상 사기 분양"이라며 분통을 터뜨리는 건 당연하다.

아파트 부실 시공은 국민 안전을 위협할 뿐만 아니라 '내 집 마련의 꿈'을 빼앗는 범죄행위나 다름없다. 대구시를 비롯한 관계 당국은 무책임한 공사 행태를 결코 용납해선 안 된다. 무더기 하자에 대한 책임소재부터 명확히 가려야 한다. 불법 하도급, 공사비 떼먹기 같은 비리와 부정이 적발되면 책임자를 엄중 처벌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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