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구 아파트, 미분양 '마피'에 하자 속출, 맞춤형 대책 있나

  •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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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25 06:54  |  수정 2024-03-25 18:36  |  발행일 2024-03-25 제23면

대구 아파트 분양 경기가 최악을 맞으면서 숱한 부작용을 파생시키고 있다. 총체적 난국이다. 당국의 섬세한 정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대구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지난해 12월 기준 1만245가구로 전국 6만2천 가구의 16%를 차지한다. 지난 한 해 신규 분양이 사실상 중단된 여파로 조금씩 소진되고 있지만, 여전히 전국 1위란 오명을 안고 있다.

거대한 미분양 물량으로 시공사와 시행사가 위기에 내몰리고, 여기다 날림공사에 입주민과의 갈등까지 사회적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동구의 호반산업이 시공한 아파트의 경우 1억원에 가까운 할인 분양을 시행하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기존 입주자들이 항의 시위를 벌였다. 수성구의 후분양 아파트 '빌리브 헤리티지'는 대구 아파트 분양 역사에서 전례가 드문 5차례 공매절차까지 진행됐다. 현재 할인 판매 중인데, 역시 기존 입주자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설상가상 부실시공 민원도 급증하고 있다. 북구 고성동 '힐스테이트 대구역 오페라'는 하자가 쏟아지면서 입주민들이 격하게 반발하고 있다. 단순 하자를 넘어 현대건설의 부실시공이란 주장이다. 북구청과 대구시가 시공사와 감리자에 대해 강력한 행정조치를 경고한 상태다. 소비자상담센터 접수 민원 가운데 대구 아파트 관련 건수는 전국에서도 유일하게 폭증하는 추세다. 대구 아파트 분양 시장은 몇 년간 초호황을 누렸다. 건설사들은 가격 상승을 믿고 분양을 미루거나 아예 준공후 후분양 선택을 했다. 이윤이 많이 남는다고 본 것이다. 독이 됐다. 아파트 경기는 침체와 호황을 반복한다. 대구시와 각 구청은 쏟아진 민원에 맞춤형 대책을 내놔야 한다. 공사 하자를 감시하고 주민의 정당한 요구에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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