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줄 잇는 中企 파산 신청…숨통 틔워줄 처방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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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27 06:56  |  수정 2024-03-27 06:56  |  발행일 2024-03-27 제27면

대출이라는 '산소호흡기'로 힘겹게 연명해 온 대구지역 중소기업의 파산 신청이 끝모르게 이어지고 있다. 경기 침체, 원자잿값 상승, 고금리로 인한 이자 부담을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해서다.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1~2월 대구지방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은 모두 2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14% 늘었다. 2021년(53건)·2022년(50건)에 이어 지난해엔 무려 205건으로 급증했다. 코로나19 때 어려움을 겪은 중소기업들이 팬데믹 이후에도 회복은커녕 악화일로를 걷고 있음이다. 향후 경기 전망도 낙관적이지 않아 파산 신청이 줄어들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같은 이유로 빚을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도 속출하고 있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2월 대구지역 폐업 관련 노란우산 공제금 지급은 모두 1천8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3% 늘었다. 노란우산 공제는 자영업자가 보험료처럼 매월 일정 금액을 낸 뒤 폐업 등 이유로 생계가 어려울 때 목돈으로 돌려받는 제도다. 근데 끝 모를 불황 속 한 푼이 아쉬운 마당에 공제 가입자는 갈수록 줄어들고, 중도 해약도 급증하고 있다. 여간 딱한 일이 아니다.

정부는 한계에 다다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숨통을 틔워줄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한다. 금융·세금 부담 경감과 불합리한 영업 규제 개선은 물론 맞춤형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 개선까지, 가용한 모든 지원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도 과거 후보 시절 '소상공인·자영업자 살리기'를 대표 공약으로 제시하지 않았나. 정치권도 총선을 핑계로 이들의 곤경을 외면해선 안 될 것이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이 무너지면 우리 경제의 근간이 흔들린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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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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