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배양육 만든 생명공학기업 vs 기생생물과 공생하는 인간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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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27 14:37  |  수정 2024-03-28 07:54  |  발행일 2024-03-28 제17면
내달 10일 공개하는 디즈니+ '지배종'
넷플릭스 '기생수: 더 그레이' 맞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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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배양육 개발을 둘러싼 의문의 죽음을 그린 '지배종' <디즈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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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배양육 개발을 둘러싼 의문을 죽음을 그린 '지배종' <디즈니+ 제공>

새봄을 맞아 OTT 야심작들이 잇따라 찾아온다. 지상파들이 방송법과 사회적 규범의 규제를 받아 쉽게 새로운 도전을 하기 어려운 반면 OTT들은 비교적 자유로운 환경에서 창의적 스토리텔링과 혁신적 콘텐츠에 도전하고 있다. 디즈니+가 다음달 10일 공개하는 오리지널 시리즈 '지배종'은 대한민국 시리즈 최초로 '인공 배양육'을 소재로 삼았으며, 넷플릭스가 내달 5일 공개하는 새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는 믿고보는 감독 연상호 감독표 작품으로 정체불명의 기생생물과 인간들의 치열한 사투를 그린 새 시리즈다.

◇인공 배양육 둘러싼 의문의 죽음
한국사회에서 '배양육' 이라는 단어는 아직 낯설다. 배양육은 살아있는 동물의 줄기세포를 배양해 축산농가 없이 세포공학기술로 생산하는 살코기를 말한다. 공장식 축산농업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배양육이 인류가 처한 식량위기를 타개할 해법이 될 지 인류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배종'을 쓴 이수연 작가는 2017년 방영된 16부작 법정드라마 '비밀의 숲'으로 국내에 장르물의 새 역사를 쓴 인물이다. 당시 탄탄한 이야기 얼개와 신선한 전개방식이 기존 드라마의 문법에서 벗어난 참신함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스펜스 스릴러물'로 써내려간 이번 작품에서 작가는 배양육이라는 이색 소재로 시청자에게 작은 파문을 던진다. 이 작가는 "배양육이란 소재를 선택하게 된 건 제 개인적인 바람에서 출발했어요. 동물 안 잡아먹어도 되고 식량 생산을 위해서 숲을 밀어버리지 않아도 되는 시대가 오기를 바라는 마음이요. 그렇게 되면 수많은 농축산업 종사자분, 도살장부터 사료업체까지 미칠 영향도 매우 크겠구나 하는 생각이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작품의 배경은 2025년, 인류의 오랜 숙제였던 새로운 인공 배양육의 시대를 연 생명공학기업 BF의 대표 윤자유와 퇴역 장교 출신의 경호원 우채운이 의문의 죽음과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겉으로는 성공한 사업가지만 내면으로는 상처와 트라우마가 가득한 윤자유 역할에는 지난해 글로벌 히트작 '무빙'으로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한효주, 윤자유와 처음에는 의심으로 관계가 시작되지만 다양한 사건을 겪으면서 연민과 신뢰로 관계를 확장시키는 경호원 우채운 역할에는 '신과 함께'의 주지훈 등이 캐스팅됐다. 이무생, 김상호, 이희준 등 맛깔스런 조연들이 극에 감칠맛을 더한다. 특히 생명공학 분야의 첨단기술기업인 BF그룹 등을 표현해낸 장면 등은 눈길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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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생물과 예기치 않은 공생을 하게 된 인간의 이야기 '기생수: 더 그레이' <넷플릭스 제공>
◇기생생물과 예기치 않은 공생
넷플릭스가 다음달 5일 전세계에 공개하는 새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는 2016년 '부산행'으로 한국에 좀비 열풍을 몰고온 연상호 감독의 보다 넓어진 세계관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인간을 숙주로 삼아 세력을 확장하려는 기생생물들이 등장하고, 이를 저지하려는 전담팀 '더 그레이'의 작전이 시작된 속에서 기생생물과 공생하게 된 인간 '수인'의 이야기를 섬세한 터치로 그렸다.


전소니, 구교환, 이정현, 권해효, 김인권 등 출연배우와 연상호 감독 등은 최근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작품에 대한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전세계 누적 판매 2천500만부를 기록한 이와아키 히토시의 원작만화에 대한 것은 물론 연기와 연출을 하면서 느낀 고충 등을 가감없이 전했다.


기생생물이 인간의 뇌를 장악해 신체를 조종한다는 기발한 착상을 실제 작품으로 만들어낸 연 감독은 이 작품이 얘기하는 주제는 '공존'이라고 입을 뗐다. 연 감독은 "기생생물과 인간의 공존이 가능한가를 묻는 원작의 연장선상에 서서 인간이 공존을 위해 만들어냈던, 공존의 결과물이라는 조직과 개인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생생물과 예기치 않은 공생을 시작하게 된 수인 역할을 리얼한 연기로 보여준 전소니는 "기생생물과 공존을 해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욕심이 났다"며 작품참여 배경을 고백했다. 전소니는 "세상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수인'은 외롭고 책임감으로 버티는 사람이다. 삶에 의욕이 없던 사람이 자기 몸에 다른 존재를 받아들이게 되고 그 이후 공존과 인간의 유대감 같은 것을 알게 된다. 이러한 흐름이 재밌었다"고 연기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제작과정에서 가장 큰 숙제는 기생생물의 공격을 받은 인간의 모습이 점차 괴물로 바뀌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었다는 후문. 연 감독은 "배우의 얼굴에서 크리처로 변해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만들어내야 하는 도전이 있었다. 기생생물의 형태가 시시각각 변하는 존재로 난이도가 높았는데, VFX 작업을 통해 작품의 몰입도를 살릴 수 있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김은경기자 enigm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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