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어민 미 교사부부와 70대 제자들...사진으로 추억하는 1960년대 예천

  • 장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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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31 20:47  |  수정 2024-04-01 06:32  |  발행일 2024-04-01 제9면
50여년전 평화봉사단원으로 예천 온 레이크 부부
1967~1969년까지 예천에 거주하며 촬영한 45점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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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군청 1층 갤러리에서 열리는 60년대 예천군의 모습을 담은 사진전에서 제리 레이크(왼쪽)원어민 교사가 제자들과 사진을 보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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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군청 1층 갤러리에서 열리는 60년대 예천군의 모습을 담은 사진전 개막식에서 제리 레이크 원어민 교사가 한국어로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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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군청 1층 갤러리에서 열리는 60년대 예천군의 모습을 담은 사진전에 원어민 교사의 제자들이 사진을 보며 옛 추억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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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군청 1층 갤러리에서 열리는 60년대 예천군의 모습을 담은 사진전에 제리 부부의 자녀 3명도 참석해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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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 레이크 원어민 교사가 1960년대 촬영한 예천군 예천읍 동본리 들판으 모습. <제리 레이크 제공>


"기억납니다. 뜨거운 연탄 바닥은 우리(부부)에게 이상했습니다. 또 옆집에 끽끽거리는 돼지들, 예천중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하는 농구, 나와 함께 농구 한 사람들 손들어 보세요."


1967~1969년까지 미국 평화봉사단원으로 예천에 체류하며 예천지역 남녀 중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친 제리(Jerry)와 베리 레이크(Berrie Raik) 원어민 교사가 예천군청을 방문했다.


이들 부부의 방문은 당시 평화봉사단원으로 생활하며 틈틈이 촬영한 사진들이 예천군청 1층 갤러리에 전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레이크 부부가 찍은 사진은 자연의 모습을 비롯한 풍속, 농업 활동, 교육 장면, 관혼상제 등 반세기 전 예천의 모습이 담긴 45점의 작품이다.
 

이번 전시는 레이크 부부의 제자인 김의진 전 국민대 교수를 비롯한 예천중 19회와 예천여중 23회 졸업생들의 요청에 따라 마련됐다. 특히 당시 엑타크롬 슬라이드 필름으로 촬영된 사진들은 수십 년이 지난 현재에도 변함없는 화질을 유지해, 당시의 생생한 모습을 선명하게 전달하고 있다.
 

예천여중 졸업생 임영자씨(71)는 "선생님은 중 2때 영어 회화를 배웠다"면서 "선생님은 (제가) 학예회때 무용을 하는 모습을 보시고 신기해 하셨는데 미국으로 돌아가실 때까지 부채춤을 배워서 가신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했다.
 

선생님이 고향에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제주에서 한 달음에 찾아 온 예천중 졸업생 이희택씨(70)는 "선생님은 저 뿐만이 아니라 학생들과 농구를 즐겨 하신 것이 기억에 생생하다"며 "어렵고 힘든 시절이었지만 항상 긍정의 마인드를 심어 주신 고마운 선생님이셨다"고 들여줬다.
 

1960년대 예천의 옛 모습을 간직한 사진전 '맞아, 그땐 그랬지(A portrait of the past)'는 지난 28일부터 오는 13일까지 군청 1층 갤러리에서 전시되고 있다.
 

김학동 예천군수는 "당시에 어려웠던 시절에 한국에 오셔서 봉사 활동해 주신 두 분이 정말 대단하고 고마워 군민을 대신해 작년 10월에 (이들 부부가)오셨을 때 감사패를 드렸다"면서 "당시 영어선생님이셨던 이동수 선생님과 레이크 선생님 부부의 관계가 어떤 관계였는지 정말 가슴 뭉클한 사연들이 있었다는 걸 듣고, 감동적이었으며 오늘 서로 그런 살아가면서 느끼는 아름다움을 만끽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사진=장석원기자 histor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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