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박정희에 대한 능욕, 구미시장만의 분노가 아니다

  • 논설실
  • |
  • 입력 2024-04-01 06:59  |  수정 2024-04-01 07:01  |  발행일 2024-04-01 제23면

선거철에는 막말이 난무하지만 우리 사회가 용인할 수 없는 수준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경기 수원정에 출마한 김준혁 후보가 종군 위안부와 관련해 박정희 전 대통령을 능욕한 망언이 그렇다. 김 후보는 2019년 2월 한 유튜브 채널에서 "박정희라고 하는 사람은 그 사람도 역시 마찬가지로 일제강점기에 정신대, 종군 위안부를 상대로 섹스를 했었을 테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이 교사 시절에도 학생들과 성관계를 가졌을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입 밖에 내기조차 민망한 말들을 내뱉으면서 국민의 대표가 되겠다고 한다.

자신의 말이 논란이 되자 김 후보는 지난달 29일 낸 입장문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이 1940년대 관동군 장교로서 해외 파병을 다녔던 만큼, 확인된 바는 없지만 당시 점령지 위안부들과 성관계를 가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역사학자로서 언급한 것"이라며 역사학자를 팔아가면서 박 전 대통령과 위안부 할머니들을 거듭 욕보였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능욕은 박 전 대통령 추모사업을 하는 구미시민들에 대한 모독이다. 선거 중립의 의무가 있는 구미시장이 얼마나 화가 났으면, 자신의 SNS를 통해 분노를 표출했겠는가. 김장호 구미시장은 지난달 30일 밤 자신의 SNS에 '더럽고 충격적인 망언을 들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김 후보를 규탄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능욕은 동대구역 광장과 대구도서관에 박 전 대통령 동상을 건립하려는 대구에 대한 조롱이기도 하다. 김 후보의 망언은 선거철에 쏟아지는 막말의 하나로 치부해 얼렁뚱땅 넘어가서는 절대 안 된다. 패륜적 막말 인사를 공천에서 걸러내지 못한 민주당이 책임을 지고 당 차원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

기자 이미지

논설실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